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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부천FC가 K리그1 제주SK를 잡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경기가 주목을 받는 것은 관중 앞에서 펼치는 첫 대결이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더욱이 제주는 올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제주SK로 이름을 바꿨다. 제주가 연고를 떠나기 전 이름이 부천SK였다. 조용히 칼을 갈던 부천 팬들은 경기 시작 전 "연고 이전 반대!"를 외쳤다.
이 악연을 지켜보는 양 팀 감독의 온도차가 있었다. 경기 전 만난 이영민 부천 감독은 "팬들이 그만큼 기다린 경기다. 대진이 나온 후 개인적으로 기대를 했다. 오늘 경기는 부천이 없어지지 않는 한 분명 회자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 리그가 중요하지만, 팬들의 염원이 있기에 신경써서 준비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주력 선수들을 대부분 출전시켰다. 바사니, 갈레고 등 핵심 외국인 자원들을 벤치에 두며 후반 승부를 노렸다.
경기를 예상대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제주가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부천이 단단한 수비와 역습으로 맞섰다. 후반 13분에는 양 팀 선수들이 충돌했다. 백패스를 가로채려는 과정에서 부천 공격수 한지호와 제주 골키퍼 안찬기가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몬타뇨와 김정민이 몸싸움을 주고 받았다. 양 팀 선수들이 뒤엉키며, 험악한 장면을 연출했다.
부천이 준비한대로 후반 공격 자원들로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멋지게 주효했다. 후반 39분 바사니가 돌파 후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다. 안찬기가 막았지만, 볼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흘러나온 볼을 이의형이 밀어넣었다. 부천은 추가시간 얻어낸 페널티킥을 바사니가 실축했지만, 남은 시간을 잘 지키며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이날 승리로 팬들의 응어리가 풀어졌으면 한다"고 미소지었다.
부천-제주전, 시흥-화성전 등 2경기를 빼놓고 이변은 없었다. 상위 리그 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K리그1의 강호 전북 현대가 K리그2 최하위 안산 그리너스를 맞아 연장까지 가며 고전했지만, 연장에서만 두 골을 몰아친 콤파뇨를 앞세워 3대0으로 승리했다. K리그1 2위 김천 상무도 K리그2의 수원 삼성에 2대0 승리를 챙겼고, 대전하나시티즌, FC안양, 대구FC, 수원FC, 광주FC 등 이번 라운드부터 모습을 드러낸 K리그1 팀들이 제주를 제외하고 모두 웃었다.
부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결과(16일)
시흥시민 1-0 화성
대전 2-1 강릉시민
김포 2-1 천안
안양 1-0 세종SA
대구 2-0 김해시청
대전코레일 3-0 남양주시민
수원FC 2-1 부산교통공사
광주 2-0 경주한수원
부천 1-0 제주
인천 2-1 평창
전북 3-0 안산
김천 2-0 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