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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홈경기 개최 둔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 양상 "춘천시, 개최 의사 밝혀야" VS "김병지 대표 사과해야"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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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7 19:05


ACL 홈경기 개최 둔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 양상 "춘천시, 개최 의…
사진제공=강원FC

ACL 홈경기 개최 둔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 양상 "춘천시, 개최 의…
사진제공=강원FC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홈경기 개최를 두고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이 커지는 분위기다.

강원FC는 17일 오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다목적실에서 'ACL 홈경기 개최지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시즌 아무도 예상 못한 준우승에 성공한 강원은 창단 첫 ACL 티켓을 거머쥐었다. 강원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ACL 홈경기 개최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2월부터는 연맹을 통해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공식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개최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초 강원은 강릉 홈경기를 추진했다. 하지만 AFC는 강릉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AFC는 ACL 홈경기 유치 조건으로 국제공항과의 직선거리 200㎞ 이내, 경기장까지 150분 내 접근성, 하루 4편 이상의 국내선 운항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강릉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양양국제공항은 현재 운영이 불안정해 AFC의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태다.

강원은 곧바로 춘천시에 개최 의사를 문의했다. 하지만 춘천시는 2일 시설 여건을 이유로 ACL 홈경기 개최가 불가함을 밝혔다. 춘천시는 'K리그1 후반기 경기를 강릉에서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대대적인 시설 개선을 계획하고 있어 경기 일정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강원은 지난 9일 재차 춘천시의 입장에 대해 물었다.

춘천시는 14일 공문으로 실무자 회의를 제안하고 강원FC와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언론을 통해 표명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15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축구팬과 시민을 위해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다만, 경기를 치르게 됨으로써 시가 도저히 풀지 못하는 재정적 측면과 앞으로 경기 일정에 대해 합리적인 제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했다.

ACL 홈경기에 따른 비용 분감 문제와 강원FC의 후반기 정규 일정을 추천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를 요구했다. 특히 이번 홈경기 개최와 관련해 답보상태에 놓인 강원FC의 전용경기장이 춘천에 유치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원FC는 ACL은 강릉에서 개최한다는 강릉시와 구단의 협약에 따라 강릉의 개최 여부를 우선적으로 타진했다. 강릉의 불가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춘천과 협의에 나섰다"며 "일각에서는 이제와서 협의를 시작해서 춘천시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있지만 강릉이 개최 불가 판정을 받은 뒤 K리그1의 또다른 홈경기 개최지인 춘천의 의사를 먼저 파악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과연 춘천을 패싱하고 제3지역을 알아보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원FC는 춘천시에 진정으로 개최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 강원FC는 춘천시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서 전해 들어야 했다. 강원FC는 춘천시와 협의 및 ACL 강원도 내 개최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춘천에서 홈경기 개최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혀주셔야만 강원FC는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만약 불가하다면 구단에서 부득이 다음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의사를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춘천시의 결정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ACL 경기장 개최를 위한 춘천시의 전제조건을 보면 ACL 홈경기 개최를 원하는 것인지 하지 않을 핑계를 찾는 건지 모르겠다. 구단주님이 강조하는 도민 화합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그간 경영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자체간 차별 없이 구단을 경영해왔다"며 "이번 사안은 춘천시가 언급한 축구전용구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 의지의 문제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이어 "만약 춘천시가 ACL의 개최 의사가 없다면 내년도 K리그1 개최 의지가 있는지도 구단에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구단의 의지는 확고하다. 춘천이 개최 분담금을 부담할 수 없다고 하면 구단에서 그 부분까지 감당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춘천시가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 대표에게 시민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춘천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시는 지난달 28일 강원FC로부터 ACL 개최 의사를 회신해달라는 A4 한 장 분량의 문서를 받았다'며 '세부 계획이나 개최 제안서 없이 이달 2일까지 회신을 요청한 것은 성급하고 일방적인 요청'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강원FC는 실무 논의를 본격화하기도 전에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며 '구단은 경기 일정 조정 요청에 협조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춘천시는 '김 대표가 ACL과 직접 관계되지 않는 관중 수, 시즌권 판매량, 경기장 관리 등을 비교한 것은 그간 강원FC 붐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시민들을 폄훼한 것'이라며 '김 대표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한다'고 성토했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열어놨다. 춘천시는 '시는 ACL 개최를 위한 실무협의에 임할 것이며 강원FC 역시 성의 있게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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