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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왜 하필 지금인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소리였다. 토트넘 홋스퍼가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캡틴' 손흥민(33)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직접 손흥민이 부상으로 선수단과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선수단을 이끌고 독일로 떠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결국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 몇 주 동안 발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그동안은 잘 버텨왔지만 지난 며칠 동안 통증이 심해졌다. 어제 훈련을 시도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원정 제외 이유를 밝혔다.
이번 시즌 최악의 결장이라고 할 수 있다. 토트넘 구단은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카라바오컵, FA컵 모두 망쳤다. EPL 순위는 15위다. 지난 13일 울버햄튼과의 2024~2025시즌 EPL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대4로 패하며 순위가 15위로 내려왔다. 이런 페이스라면 1993~1994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런 토트넘에 남은 유일한 희망이 바로 유로파리그였다. 한 번만 더 이기면 준결승전에 가고, 탄력을 받는다면 우승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18일 새벽에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와의 8강 2차전은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지면 유로파리그 종료다. 이기면 4강에 간다. 지난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하필 이런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 분명 토트넘이 16일 홈페이지와 공식 SNS채널 등을 통해 공개한 훈련 영상 속에서 손흥민은 환한 얼굴로 동료들과 훈련에 참여했다. 몸놀림은 가벼워보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런 이유로 '음모론'이 생겼다. 손흥민은 사실 뛸 수 있는 상태지만, 토트넘 구단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서로 짜고 손흥민을 제외했다는 것. 이유는 손흥민을 여름 이적시장에서 완전히 보내기 위한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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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13일 울버햄튼전 때 손흥민이 아예 교체명단에도 들어가지 않은 점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당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수롭지 않게 "발에 경미한 통증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이라는 언급은 없었다. 단순 통증이지만, 중요한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위해 휴식을 주는 차원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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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일부 팬들은 '손흥민 전략적 제외설'을 주장하고 있다. 토트넘HQ는 '손흥민의 팀내 입지가 떨어졌다. 이번 제외는 토트넘이 손흥민이 없는 상황을 준비하겠다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손흥민이 최근 여러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아예 젊은 자원들에게 실전 경험을 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토트넘이 손흥민을 손절하기 위해 미리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기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다친 건 아니지만, 이미 기대가치가 떨어진 손흥민에게 기회를 주느니 차라리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손흥민은 매각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뜻이다.
황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할 수만은 없다. 분명 이번 결장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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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을 둘러싼 팀내 기류가 분명 기존과는 분명 달라진 게 확실하다. 경질설이 파다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뜻은 아닐 것이다. 모든 배후에는 단 한 사람, 다니엘 레비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