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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인간이야?" 오죽했으면…中기자, 외인 사망에 경기 강행+세리머니한 소속팀 '작심비판'

박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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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8 11:13


"니들이 인간이야?" 오죽했으면…中기자, 외인 사망에 경기 강행+세리머니…
출처=저장FC SNS 캡쳐

"니들이 인간이야?" 오죽했으면…中기자, 외인 사망에 경기 강행+세리머니…
◇메이저우전에서 세리머니를 하는 저장 선수들. 출처=중국 포털 소후닷컴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소한의 존중도 없었다.

중국 슈퍼리그 저장에서 활약하다 최근 추락사로 숨진 가봉 출신 외국인 선수 부펜자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이 연일 보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안은 부펜자의 죽음에 타살 혐의는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부펜자의 소속팀 저장이 보인 행태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이들은 부펜자 사망 소식이 알려진 날 메이저우와의 2025 슈퍼리그 7라운드를 그대로 강행했다. 경기는 충격적이었다. 경기 취소는 차치하고 시작 전 부펜자를 추모하는 묵념 시간도 없었다. 중국 대표팀 '신성'으로 꼽히는 저장 공격수 왕위동은 골을 넣은 뒤 요란한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이 경기에서 득점 후 모든 선수가 모여 부펜자를 추모하는 세리머니를 한 메이저우 선수단과 극명히 대비됐다.

이에 중국 언론인이 작심 비판에 나섰다. 저장시보 소속 인보는 18일 시나닷컴에 게재한 사설을 통해 '가짜 프로팀이 판치는 중국 슈퍼리그의 가장 큰 문제는 인성 결여'라고 일갈했다. 그는 '부펜자의 불행한 사고사는 엄청난 비극'이라며 '이럼에도 저장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리그 일정을 소화했고, 더 용납할 수 없는 건 저장과 메이저우 양팀이 부펜자를 추모하는 시간도 갖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부펜자는 최근까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했고, 왕위동에게 도움까지 한 선수'라며 '이런 부펜자의 죽음에 저장이 그렇게까지 무관심할 이유가 있을까. 만약 저장이 아무런 조의 없이 계속 리그에 참가한다면, 그건 중국 슈퍼리그 사상 가장 프로답지 못한 인성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저장 팬들은 전반 9분 부펜자의 이름을 외쳤지만 구단의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저장이 경기 연기를 주장했으나 메이저우가 반대했다는 소문도 경기 내용을 보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진실이 무엇이든 이 사건은 중국 축구의 부족한 인간성을 드러낸 전형적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니들이 인간이야?" 오죽했으면…中기자, 외인 사망에 경기 강행+세리머니…
아론 부펜자 SNS 캡쳐
인보는 외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진 점도 지적했다. 그는 '외신 보도 후 중국에도 소식이 전해졌지만 대부분의 매체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경기 당일 저장 구단과 공안 보도자료만 나왔을 뿐'이라며 '중국 내 SNS엔 비판 여론이 계속 커지고 있으나 관련 보도가 나온 건 경기가 끝난 뒤부터였다. 이런 중국 축구 앞에 붙은 프로라는 수식어는 가짜 느낌만 든다'고 적었다. 또 '해외에선 선수, 팀 관계자가 사망하면 경기 전 애도하며 생명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대부분의 리그가 이런 추모 방식을 규정으로 명시하진 않고 있음에도 하는 건 생명과 삶에 대한 존중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보는 '경기에서 가장 먼저 부펜자를 추모한 건 메이저우의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만약 메이저우 국내 선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중국 선수들은 과연 추모를 했을까'라며 '왕위동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되지만, 어떤 자질(인성)은 타고난 것이기에 후천적 교육으로 바꾸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생명이 존중받지 못하고, 클럽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제때 급여를 지불하지 못한다. 생명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고, 급여는 재산을 팔아서라도 갚아야 한다'며 '중국 축구에서 생명에 대한 인식과 존중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물론 (생명 존중 결여가) 축구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라고 맺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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