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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강인의 '파리 생제르맹(PSG) 탈출 플랜'은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의 여름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지난 1월부터 많은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그 시기를 즈음해 이강인의 PSG 팀내 입지가 획기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총애를 받는 '핵심조커'이자 '마당쇠'였다. 가짜 9번과 우측 윙포워드, 중앙 미드필더 등을 전천후로 누비며 출전시간에 상관없이 뛰어난 기술과 활동량을 보여줬다.
하지만 1월 이적시장에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하면서 이강인의 입지가 급격히 축소됐다. 때마침 데지레 두에와 우스만 뎀벨레의 기량도 절정에 오르면서 순식간의 이강인의 역할이 지워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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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강인은 부상 후 한 달만인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4~2025 리그1 30라운드 르아브르와의 홈경기에 중앙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73분을 소화했다. 르아브르는 강등권에 있는 팀이다. 리그1 무패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PSG 입장에서는 별로 부담이 없는 상대지만, 그렇다고 주전을 쓰기는 아까운 경기다. 이강인은 이제 딱 이런 비중의 매치에 나오게 됐다. 이강인은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좋은 패스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팀의 2대1 승리에 나름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렇듯 팀내 비중이 확 떨어지자 한때 PSG가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4일 프랑스 매체 풋01은 '이강인에게 최고의 이적 타이밍이 왔다. EPL 구단들이 지켜보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우선 관심을 보이지만, 맨유 또한 주목하고 있다. 맨유는 아모림 감독이 이강인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EPL 이적설을 점화했다.
PSG 구단 소식을 주로 전하는 VIPSG는 이에 발 맞춰 PSG가 이강인의 매각을 용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계획에 들어가 있지 않다. 출전 시간도 일정치 못하고, 경기력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반면 이적시장에서는 상당히 평가가 좋다. 맨유와 크리스탈팰리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팀 등이 원한다'며 PSG가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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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PSG가 갑자기 이런 분위기에 급제동을 걸었다. 아마도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 이강인을 아예 비싸게 팔 게 아니라면 그냥 데리고 있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한 듯 하다.
프랑스 유력매체 레퀴프는 19일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이 브래들리 바르콜라, 이강인과 재계약하길 원한다'고 못박았다. PSG가 이강인과 재계약을 원하는 건 두 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하나는 이강인의 미래 성장가능성과 한국 마케팅 등의 효과를 고려하는 것이다. 이강인은 분명 재능이 있다. 아직 전성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PSG로서는 별로 비싸지 않은 몸값을 더 주면서 기량이 폭발할 시기를 기다리려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이미 한국시장에서 유니폼 마케팅으로 얻는 수익도 적지 않다.
두 번째는 막상 이적시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팬들은 이강인을 '한국 최고재능'이라고 평가하지만, 사실 유럽 시장에서 이강인이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는 그리 크지 않다. 이강인을 원하는 팀들도 그래서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 쉽지 않다. 이강인이 PSG에 입단할 때 이적료인 2200만유로(약 357억원) 수준으로 영입하려 할 게 뻔하다.
계산이 빠른 PSG는 이런 딜이 팀에 딱히 재정적인 이득을 주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헐값에 팔기보다는 차라리 데리고 있으면서 가치가 더 커지길 기다리려는 전략을 쓸 듯 하다. 일단 계약이 3년 남았는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2~3년을 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PSG가 손해볼 일은 전혀 없다. 이 경우 이강인은 선택권이 없다. PSG의 주도에 따라가는 게 전부다.
결국 이강인이 맨유나 크리스탈팰리스의 유니폼을 입게될 일은 적어도 올 여름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