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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감독님, 보고 있어요? 여기가 바로 내 자리에요.'
지난 경기와 큰 차이점이 있었다. 이강인은 르아브르 전때는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돼 73분을 소화했다. 수비쪽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포지션이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에게 여러 포지션을 요구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주길 원하고 있다. 이미 팀의 중원과 공격라인에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리케 감독은 낭트와의 경기 하루 전날 열린 사전 기자회견 때 "공격 본능이 뛰어난 이강인에게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상적인 포지션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다 편안한 포지션에서 뛸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뛰어보는 게 정신력 측면에서 많은 걸 가져다 줄 수 있다"며 낭트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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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전방 스리톱의 오른쪽 위치에 투입하며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의 앞으로 누노 멘데스-루카스 베랄두-마르퀴뇨스-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포백으로 나왔다. 미드필드 지역에는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가 배치됐다.
모처럼 오른쪽 윙어로 복귀한 이강인은 자신이 왜 공격수 위치에 나서야 하는 지 실력으로 입증했다. 전반 34분 만에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박스 안에서 뎀벨레가 준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반대쪽으로 날카롭게 공을 밀었다. 후방에서 비티냐가 무섭게 쇄도하고 있는 걸 봤기 때문이다. 이강인이 찔러준 공은 비티냐 앞에 배달됐고, 비티냐는 그대로 슛을 날려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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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지난 2월 이후 2개월만에 리그 6호 도움을 달성한 순간이다. 결국 PSG는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이강인은 후반 3분에는 자신이 직접 득점을 기록할 뻔했다. 역습 상황에서 중앙의 뎀벨레가 이강인에게 공을 밀어줬다. 이강인이 박스 안에서 슛을 날렸지만, 빗맞았다. 결국 이강인은 1-0으로 앞선 후반 18분에 뎀벨레, 자이르 에머리와 함께 교체아웃됐다.
하지만 이강인이 빠진 뒤 PSG는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38분에 더글라스 아우구스트의 왼발 슛으로 PSG 골망을 휘저었다. PSG는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여전히 무패행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