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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해결사는 역시 주민규(35·대전하나시티즌)였다.
정경호 감독의 의도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대전의 막강 공격은 강원 수비에 힘을 쓰지 못했다. 주민규는 신민하, 강투지 라인에 막혀 이렇다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내내 단 한차례도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주민규의 침묵 속 대전은 전반 슈팅 2개에 묶였다.
후반에도 양상은 비슷하게 진행됐다. 변수가 생겼다. 후반 8분 안톤의 백패스를 받은 이창근이 킥을 하려는 순간, 김경민(강원)이 강한 태클을 시도했다. 이창근이 쓰러졌다. 주심은 옐로 카드를 줬지만, 온필드리뷰를 실시 후 빨간색으로 색깔을 바꿨다. 대전의 파상공세에도 강원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정 감독은 주민규의 결정력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골잡이는 골잡이다. 득점하기 쉽지 않은 지역인데 냄새를 맡더라"고 했다. 황 감독은 "사실 골장면을 못봤다. 구텍과 투톱 형태를 생각해서 작전판을 만지고 있었는데 골을 넣더라"며 웃었다. 이어 "후반전이 되면 문전에서 상황이 생긴다. 뛰는 양과는 별개의 문제다. 등지고 플레이하거나, 찬스메이킹 하는 능력은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 두 센터백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주민규가) 집중 견제 속 득점을 해주며 선수들의 믿음을 얻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주민규는 "강원이 수비적으로 단단해서 볼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찬스 하나 살리자고 생각했는데 인내한 결과"라며 미소지었다. 주민규는 이날 득점으로 K리그1 100호골 고지를 밟았다. 이동국(213골), 데얀(184골), 김신욱(116골)에 이은 4번째 기록이다. 그는 "40년이 넘은 수준 높은 리그에서 100호골을 넣었다는 게 영광스럽다. 올해 100호골을 넣느냐 마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부담 안 가지려고 했는데 이른 시간 달성해서 기쁘다.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어서 기록을 깨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대전이 우승하는데 모든 것을 걸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