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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유리한 쪽, 헤게모니가 넘어갔다" ACLE 4강 韓 전멸-동아시아 약세, 황선홍→김판곤→정정용 감독 우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5-04-29 11:47


"중동에 유리한 쪽, 헤게모니가 넘어갔다" ACLE 4강 韓 전멸-동아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중동에 유리한 쪽, 헤게모니가 넘어갔다" ACLE 4강 韓 전멸-동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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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유리한 쪽으로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준결승 대진이 확정됐다. 4월 30일 알 힐랄-알 아흘리, 5월 1일 알 나스르-가와사키가 각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격돌한다. 올 시즌 ACLE은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진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로 나눠 치르고, 8강부터 결승까진 사우디아라비아에 모여서 치른다.

준결승 대진이 묘하다. 네 팀 중 무려 세 팀이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소속이다. 동부지구에선 일본 J리그의 가와사키가 유일하게 진출했다.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동부지구 광주FC(대한민국), 요코하마F. 마리노스(일본), 부리람(태국)은 4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동부지구는 물론, K리그의 성적표도 썩 좋지 않다. 올 시즌 ACLE 무대엔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 광주 등 세 팀이 출격했다.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은 것은 광주 한 팀이었다. 물론 산둥 타이산(중국)의 최종전 포기로 순위표가 꼬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K리그에선 광주만 생존했다. 광주는 16강전에서 비셀 고베(일본)를 제압했지만, 8강전에선 알 힐랄에 0대7로 완패했다.


"중동에 유리한 쪽, 헤게모니가 넘어갔다" ACLE 4강 韓 전멸-동아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ACLE 성적표는 K리그에도 많은 고민을 남겼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그는

"중동에 유리한 쪽으로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가 매년 경쟁을 해야한다. 조금 더 전략적으로 큰 틀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구단 차원에서 얘기를 해야 할 부분이다. 감독 한 명이 얘기한다고 해서 바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코하마(일본) 경기도 봤지만 힘 싸움에서 안 된다. 동아시아가 이런 예산과 스쿼드를 가지고는 중동과 경기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아니면 목표치를 낮춰야 한다. 과거에는 동아시아가 우승을 다 했다. 이제 룰이 아예 저쪽(서부지구)으로 판이 기울어졌다. 우리가 갑자기 예산을 몇 천억 단위로 만들 수는 없다. 이게 또 고민이다.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좋은 외국인 선수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 다 예산과 관계된 것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추춘제 등도 다 중동에 유리한 쪽으로 됐다. 전략적으로 고민을 해야한다. 헤게모니가 저쪽으로 넘어갔다. 우리가 손해보는 것이다. 이제 지혜롭게 좋은 전략을 짜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다른 차원에서 말하자면 이정효 감독에게 프라우드를 느꼈다. 정말 큰 무대, 큰 팀과 경기를 했다. 이길 확률을 떠나서 정말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다. 결과는 아쉽고 안타깝지만 그런 용기가 오늘의 이정효를 만든 것 같다. 나는 상당히 좋게 봤다"고 했다.

알 힐랄은 '아시아 최강' 스쿼드를 자랑하는 팀이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 주앙 칸셀루 등 세계적인 선수가 즐비하다. 알 힐랄 선수단의 시장가치는 2950억원(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으로 알려졌다.


"중동에 유리한 쪽, 헤게모니가 넘어갔다" ACLE 4강 韓 전멸-동아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도 "아시아 벽이 더 높아졌다. 레벨차이가 너무 크다. 이정효 감독이 상당히 용기를 가지고 했는데, 개인차이가 있었다. 전술적으로 타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광주가 부담스럽게 경기를 했고, 분위기에 눌린 부분도 느껴졌다. 실수가 많았다. 나도 ACL에 많이 나가봤는데 예전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며 "투자는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 구단 뿐만 아니라 연맹 모두 어떻게 K리그의 ACL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확실히 예전과 같은 성과를 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우리는 외국인 선수가 없다. 나는 국내 선수를 잘 다스리겠다"며 답을 피했다. 김천은 '군 팀' 특성상 외국인 선수가 없다. 또한, K리그 순위 등과 상관 없이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 나설 수 없다. 다만, 정 감독은 광주 경기 '알람'을 맞춰놓고 봤다며 "중요한 경기라서 궁금해서 봤다. 상황 탓에 전반 보고 잤다"고 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10년 넘게 있었다. 유럽 선수들과 1대1이 가능할까 궁금했다. (20세 이하) 월드컵 때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분석한 것은 아니다. 거기까지 간 것도 정말 대단한거다. 외국에 가서 그런 경기를 하는 게 쉽지 않다. 중동이 쉽지 않다. 좋은 경험이다. 선수들에게 굉장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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