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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포항에 '최신형 헤딩 머신'이 나타났다! 벌써 2골 조상혁 "헤딩 한 골은 수백개의 크로스 연습에 의한 결과"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5-04-30 11:30


[인터뷰]포항에 '최신형 헤딩 머신'이 나타났다! 벌써 2골 조상혁 "헤…

[인터뷰]포항에 '최신형 헤딩 머신'이 나타났다! 벌써 2골 조상혁 "헤…

[인터뷰]포항에 '최신형 헤딩 머신'이 나타났다! 벌써 2골 조상혁 "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포항 홈구장 포항스틸야드에는 세 개의 타워, 트리플 타워가 세워져있다. 하나는 포항이 낳고 기른 장신 공격수 이호재(25), 다른 하나는 포항 입단 2년인 브라질 공격수 조르지(26), 마지막 하나는 올해 신인인 조상혁(21)이다. 생김새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장단점도 다르고, 성격도 제각각인 세 공격수는 운명처럼 박태하호에 나란히 승선해 상대팀 골문을 향해 마구 고공 공격을 퍼붓고 있다. 평균 신장이 1m90가 넘는 세 선수의 득점합은 6골로 포항 전체 팀 득점(11)의 약 54.5%를 책임지고 있다. 이호재가 팀내 최다인 4골을 넣었고, 조상혁이 2골을 만들었다. 포항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0라운드 현재 팀 득점의 36.4%에 달하는 4골을 헤딩으로 넣었다. 6골을 낚은 전북, 5골을 기록 중인 김천 다음으로 3번째로 헤딩골 득점수가 많다. 지난시즌 전체를 통틀어 헤딩골이 4골(7.5%)에 그친 포항은 10경기만에 지난해 헤딩골 기록과 동수를 만들었다. 팀 전체 공중볼 성공 횟수는 244회로, 울산(269회) 다음으로 많다. 경기당 평균 공중볼 성공 횟수는 지난해 15.89개에서 올해 24.40개로 약 8개가량 늘었다. 웬만해선 공중볼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는 건데, 박태하 감독은 의도적으로 후반에 지상전이었던 경기를 공중전으로 끌고 간다. 이호재를 선발투입하고, 후반에 조르지와 조상혁을 교체투입해 몰아치는 방식으로 시즌 극초반 부진을 씻었다. 이호재는 탄탄한 체구를 앞세운 포스트플레이와 순도높은 득점력, 조상혁은 높은 점프력을 활용한 고공 공격과 적극적인 전방압박, 조르지는 거침없는 측면 돌파와 공중볼 경합으로 상대 수비 진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세 선수가 동시에 투입되면 그만큼의 시너지가 높아진다. 포항은 8라운드 안양전에서 전반 0-1 스코어를 후반 조상혁 이호재의 연속골로 2대1로 뒤집었고, 5라운드 전북전에선 전반 0-2 스코어를 후반 이태석 조상혁의 골로 2대2로 따라잡았다. 3대2 역전승한 4라운드 광주전에서도 '트리플 타워'가 어김없이 가동됐다. '트리플 타워'는 알아도 막기 어려운, 박 감독이 믿고 쓰는 카드다.

조상혁은 지난 2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1대0 승리한 서울전을 마치고 "내가 그 '트리플 타워'에 포함된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포항의 '트리플 타워' 선수들은 각자 장점이 있다. 다들 헤딩을 잘하는데, 호흡도 잘 맞는다. 박태하 감독님께서 계속 가동하시면서 우리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트리플 타워'의 막내지만, 임팩트는 다른 두 선배보다 크다. 주로 교체로 385분을 뛰어 벌써 헤딩으로만 2골을 넣었다. 공중볼 성공 횟수는 40개로, 팀내에서 수비수 전민광(61개) 다음으로 많다. 경기당 평균 38분 남짓을 뛰며 5개씩 공중볼을 따내주면, 아무래도 팀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상혁은 "포철공고에 처음 입학했을 땐 헤딩이 장점이 아니었다. 당시 코치님들이 '무기를 하나 만들자'고 하셨고, 훈련이 끝나면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는 연습을 했다. 높은 타점으로 이마로 공을 내리찍는 훈련, 공을 강하게 헤딩하는 훈련을 했다. 헤딩 골 한 골은 수백번의 크로스와 헤딩 연습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에 입단한)지금도 훈련 후 헤딩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상혁은 이어 "셋 중에 내가 제일 헤딩이 뛰어나냐고? 아니다. 조르지는 마이클 조던처럼 높게 점프를 한다. 나보다 한 수 높은 선수가 있으니까 옆에서 동기부여를 받는다. 매일 (강)민준이형에게 크로스를 올려달라고 부탁한다.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형들도 어시스트를 할 수 있어서 서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인터뷰]포항에 '최신형 헤딩 머신'이 나타났다! 벌써 2골 조상혁 "헤…
포항 조상혁. 사진(포항)=윤진만 기자
최근 조상혁을 '자극'한 선수는 팀 외부에도 있었다. 서울전에서 하프타임에 백성동과 교체투입해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조상혁은 "경기 중 오베르단의 패스를 받았을 때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달리고 있는데, 어느새 야잔이 나보다 한 걸음 앞으로 가있더라. 몸싸움도 몸싸움이지만, 몸싸움하는 타이밍, 수비 대처 능력이 나보다 한 수 위라는 걸 느꼈다.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반성하고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했다. 박태하 감독은 조상혁, 풀백 강민준, 센터백 한현서 등 젊은 자원을 과감하게 활용해 반등에 성공했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포항(승점 15)은 최근 6경기에서 4승(1무1패)을 몰아따며 하위권에서 7위까지 점프했다. 조상혁은 "(신)광훈이형, (전)민광이형을 비롯한 형들이 항상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그저 형들 지시에 맞춰 우리의 역할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영입 실패작'으로 여겨진 조르지는 2년차인 올해 180도 달라진 태도와 경기력으로 팀 공격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조르지가 아직 마수걸이골은 넣지 못했지만, 적극적인 몸싸움과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내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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