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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모리뉴' 이정효 광주 감독이 알 힐랄전 참패를 빠르게 훌훌 털어내고 다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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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이강현에게 보낸 대화방에 '우리가 패스할 곳을 정해놓고 패스를 한다면, (후뱅)네베스, (주앙)칸셀루,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는 답을 정해놓지 않고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해'라고 적었다.
이어 광주-알 힐랄전 경기 캡처 사진을 공유하고는 '볼을 뺏은 후 네베스가 어디를 보는지 한 번 봐봐. 그 짧은 순간에도 앞을 보고 연결하려고 해. 정해놓지 않고 최선의 선택을 보고 난 후 결정(하지). 칸셀루도 봐봐. 그리고 정확하게 (패스를)연결하려고 해. 그라운드가 안되면 이렇게 띄워서라도(차지). 기본기는 기본이고ㅋㅋㅋ. 강현이는 정해놓고 패스 - 왠지 사비치가 '그쪽으로 연결해라. 우리가 알고 있는 곳으로 패스해' 이런 느낌이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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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현은 "오늘 감독님 피드백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감독님은 '강현아 우리와 쟤네(알 힐랄)의 차이를 알았어. 강현이 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거야. 최선을 다해서 넓은 공간으로 갔고, (그건)잘했어. 근데 네베스와 칸셀루를 봐봐. 뺏고 압박당하는 상황에서도 '최고의 선택'을 했어. 이게 우리와 알 힐랄의 차이야'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30초 정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경기 영상을 많이 돌려봤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너무 중요한 걸 일깨워주셨다. 내가 풀이하지 못했던 차이점을 알려주셨다"라고 말했다.
이강현은 "이정효 감독은 우리 팀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본인이 부족한 면이 있으면 내려놓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배울 건 배우려고 한다. 감독이라는 위치에서 자세를 숙이고 배우려는 행위는 어려울 것이다. 솔선수범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 선수들이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감독님의 열정 덕분에 우리 선수들은 성장하고, 광주가 성장한다. 감독님도 우리 덕에 본인이 성장한다고 늘 이야기한다. 이정효 감독은 참된 리더이고 스승이다. 그리고 이게 광주의 시스템이고 자부심이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최선'과 '최고'의 한자 뜻도 공유했다. 이강현이 알 힐랄전을 계기로 '최고의 선택'을 하는 미드필더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 감독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일일이 메시지를 날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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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 들어서는 과정부터 긴장이 되었다는 이강현은 "7골을 허용해서 자존심이 많이 상하고 경기 중 순간순간 '현타'도 왔다. (하지만)안간힘을 쓰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이렇게 수준높은 선수들과 부딪혀보고 (공을)뺏겨도 보고 뺏어도 봤다. 7골을 먹었지만 오히려 순간순간이 재밌었다.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음에 감사했다. 감독님 말씀대로 기죽지 말고 자양분 삼아 올바르게 성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광주는 짧은 휴식 후 내달 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1라운드 원정경기 준비에 돌입했다. 광주는 10경기에서 4승4무2패 승점 16을 따내며 5위에 위치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