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무승부' 이랜드, 승격 위해 반드시 끊어야 할 '3연승 징크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서울 이랜드가 또 다시 '3연승 징크스'에 울었다.
이랜드는 13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7라운드에서 2대2로 비겼다. 3연승에 아쉽게 실패한 이랜드는 선두에서 3위(승점 14)로 내려 앉았다.
징크스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경기였다. 이랜드는 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두 경기 모두 3골을 넣을 정도로 공격력이 물이 오를데로 올랐다. 반면 부산은 코리아컵 포함, 3경기 무승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 시즌 이랜드는 부산에 2승1무로 강했다.
실제 경기 양상도 이랜드쪽으로 진행됐다. 전반 6분 변경준의 골로 앞서간 이랜드는 전반 41분 박창환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 했다. 87분까지 경기를 완벽히 지배했다. 말그대로 '못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후반 42분 실수 하나로 꼬였다. 장호익의 평범한 크로스를 노동건 골키퍼가 제대로 잡지 못하며, 만회골을 내줬다. 어이없는 실수에 분위기가 요동쳤다. 부산의 막판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이랜드는 수비를 보강하며 총력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걷어낸 볼이 같은 편에 맞고 흐르는 등 요상한 상황이 반복되더니, 결국 인저리타임의 끝이었던 후반 49분 전승민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김도균 감독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시즌 김 감독이 부임한 이랜드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비록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에도 올랐다. 사실 이랜드의 지난 시즌 목표는 다이렉트 승격, 우승이었다.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랜드는 지난 시즌 7번의 연승에 성공했는데, 3연승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3연승에 성공했을 경우,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지만, 이상하리만치 3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좋은 흐름, 압도적인 전력차, 심지어 상대가 퇴장 당한 경기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2연승으로 바람을 타며 맞이한 최종전에서도, 승리했더라면 2위를 할 수 있었지만, 전남 드래곤즈에 0대4로 무너졌다. 결국 3위에 머문 이랜드는 전북 현대를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올 시즌에도 기회를 잡았지만, 또 다시 3연승에 실패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시즌 3연승 기회에서 모두 패했는데, 이날은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내용면에서 좋았다. 이랜드는 매끄러운 공격 전개로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확실히 경기력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김 감독은 운으로 치부하지 않고, 여전히 이랜드가 부족하기에 벌어진 결과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달아날 기회가 있었다. 실수 하나로 무너진 것이 아니라, 추가골로 일찍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찬스를 스스로 날렸다. 결정력이나 경기운영 등이 더 나아져야 3연승도, 승격도 가능할 것"이라고 냉정히 평가했다. 일단 무패를 이어간만큼, 남은 4월 충북청주, 경남FC와의 홈 2연전에서 승점 쌓기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5-04-16 08: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