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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와 LPGA의 동시상영. 하지만 극장이 다르다.
쟁쟁한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여자골프의 가을축제. 둘 다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선택은 하나다. 같은 시기, 다른 장소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국내에서 동시에 열린다. 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CC에서 열린다. 같은 기간 LPGA가 주관하는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이 인천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다. KLPGA투어와 LPGA투어의 사상 첫 국내 맞대결.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어디가 이기든 진정한 승자는 없다.
▶못 보던 얼굴 대거 출전, 어디로 갈지 고민되네…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은 비공식적 국가대항전이다. 참가국 별로 4명씩 톱 랭커가 국가의 명예를 걸고 대결한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을 필두로 유소연(28), 김인경(30), 전인지(24)가 출전한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 미국은 렉시 톰슨, 제시카 코다, 크리스티 커, 재미동포 미셸 위가 출전한다.
이밖에 아리야, 모리야 주타누간 자매(태국), 조지아 홀(영국) , 이민지(호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페르닐라 린드베리(이상 스웨덴) 등이 자국의 명예를 걸고 출전한다. LPGA에서 활약하던 쟁쟁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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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시월의 가을날, 관심을 모으는 큰 대회가 하필 같은 시기에 국내에서 열리는 이유는 하나. KLPGA와 LPGA 간 원만한 합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LPGA는 10월 첫째주와 둘째주, 2주간 경기를 열지 말아달라고 KLPGA에 요청했다. UL 인터내서널에 이어 LPGA 정규투어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10월11~14일)을 2주 연속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KLPGA는 10월 황금기에 2주 연속 투어 중단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KLPGA 측은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공동 주관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LPGA가 양보 없이 자기 주장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감정이 썩 좋을리 없다.
고래 싸움에 애꿎은 새우등만 터진다. 피해자는 두 축제를 모두 즐기고 싶은 국내 골프팬들이다. 양측이 서로 양보해 솔로몬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소통이 끊긴 자리에 남는 건 출혈 경쟁 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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