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 "기분 좋아지고, 행복해져"…배두나가 옮길 ♥가득한 '바이러스' (종합)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영화 '바이러스'가 5월 극장가에 통통 튀는 사랑스러움을 전달한다.
영화 '바이러스' 제작보고회가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배두나, 김윤석, 장기하와 강이관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5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이 모쏠 연구원 수필, 오랜 동창 연우,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강이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 감독은 영화 연출 배경에 대해 "'톡소 바이러스'가 상상 속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현실과 잘 어울리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 과학적으로도 말이 되는 바이러스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사를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톡소플라즈마 곤디'라는 기생충을 발견하게 됐고, 특이하게 뇌에 영향을 미치는 기생충이어서 '톡소 바이러스'라는 걸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들도 도파민 가득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배두나는 극 중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어 번역가 옥택선 역을 맡았다. 그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부정적인 사람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며 "에너지가 넘쳐서 언제나 춤을 출 수 있을 정도이고,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도 사랑에 빠지는 증상도 있다"고 전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선 "택선의 원래 성향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국문과를 전공했고, 소설을 쓰고 싶었는데 잘 안 돼서 번역가로 살고 있다. 자기 기준에는 이룬 것도 없고 우울한 사람이다. 극 초반에는 좀 부정적인 면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선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배두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 택선의 모습과 많이 닮았고, 감염 후도 어느 정도 닮아있다"며 "저도 사랑에 빠지면 택선이처럼 긍정적으로 바뀌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답했다.
김윤석은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연구원 이균을 연기했다. 그는 "뭐 하나 성공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우울증 치료제를 만드는 게 목표인 과학자"라며 "가정사에 슬픈 사연이 있어서 우울증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인생을 걸고 도전한다. 제 연구를 받아서 진행하는 사람이 손석구 씨가 연기한 남수필 박사인데, 남수필 박사와는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후배 배두나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연기를 하면서 뭔가 준비를 하고 계산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정말 희한한 경험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왜 세계적인 감독들이 배두나 씨를 찾는지 알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귀한 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 배두나는 최고의 연기 파트너로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승우를 언급했던 바 있다. 이에 그는 "조승우 씨도 같은 소속사이고, 함께해 영광스러웠다"며 "'바이러스'는 윤석 선배가 출연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감을 갖고 출연을 결정했는데, 그 기대를 넘어서는 호흡이었다. 선배가 잘 이끌어주셔서 재밌게 촬영했다. '바이러스' 촬영이 끝나고 부터는 김윤석 선배와 맞춘 호흡이 최고였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장기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자동차 딜러 연우로 분했다. 그는 "연우는 늘 동창들에게 차를 구매하라고 영업 문자를 보내는 게 일상이다. 그런데 택선이가 제 문자를 받고 매장에 나타나면서 '톡소 바이러스'에 관한 상황에 얽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캐릭터들 중 가장 평범한데, 그 평범한 인물이 특수한 상황에 놓이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재밌게 그렸다"고 전했다.
이어 본인과 캐릭터의 비슷한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장기하는 "아무래도 제가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감독님이 저와 거리가 먼 캐릭터를 시키실 순 없었을 것 같다. 제가 봐도 연우와 비슷한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어이없는 일에 휘말리게 됐는데, 다시 생각해도 억울하다. 연기하면서도 그랬다"고 웃으며 말했다.
장기하는 배우로 스크린 데뷔하기 전 영화 '밀수', '베테랑2'의 음악 감독으로 활약을 펼쳤던 바 있다. 그는 "대본을 봤는데, 생각보다 제 분량이 많더라. 이전에 시트콤은 해봤는데, 영화 출연은 해 본 적이 없어서 부담돼서 거절했다. 근데 김윤석 선배가 영화계 사람들이 일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우리가 판 다 깔아줄 테니, 놀고 간다고 생각하라고 말씀해 주시더라. 그 말씀을 들으니까, 제 스스로가 너무 건방졌다고 생각했다. 저 혼자만 잘해야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이렇게 영화계에서 활동하신 배우 분들도 만나기 어려운 기회인데, 배운다는 생각으로 재밌게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는 지난 2019년 크랭크업 후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강 감독은 "아무래도 소재가 바이러스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시국의 여파가 컸다. 그래서 빨리 개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느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개봉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 배우 분들의 빛나는 연기와 스태프들의 열정, 작품의 감동적인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2025-04-16 12:3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