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자 10명 중 8명은 작은 결혼을 하고 싶지만 주변 여건 때문에 대부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혼집 마련을 제외한 결혼 비용이 1인당 평균 459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0·30대 남녀 2000명(미혼·기혼 각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문화 인식과 비용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 마련비용을 빼고 혼수·예물·예단 등 기혼자 1인당 평균 지출비용은 4590만원이었고, 이중 혼수비용이 32%인 1460만원이었다. 예단·예물·결혼식 비용은 전체 비용의 18∼19%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83.0%는 작은 결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작은 결혼식을 '가족과 지인만을 초대한 소규모 결혼식'(34.2%)이라고 인식했다. 미혼자의 79.6%는 작은 결혼을 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주변사람 설득(48.2%·복수응답)과 적절한 장소 섭외(44.1%) 문제로 작은 결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작은 결혼을 한 기혼자는 5.4%에 불과했다. 이들의 작은 결혼은 '비용 최소화'(29.6%), '복잡한 예식 절차 생략'(24.1%), '가족과 지인만을 초대한 소규모 결혼식'(24.1%) 형태였다. 작은 결혼식을 한 사람들은 예단을 생략하거나(70.4%) 예물을 생략(59.3%)한 경우가 많았다. 기혼자가 작은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상황으로는 미혼자의 답변과 유사하게 '예식장소 섭외'(22.2%)와 '주변사람 설득'(20.4%)을 꼽았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80.2%는 결혼의 필요성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입장을 보인 응답자는 19.8%(복수응답) 였다. 이들 중 남성은 주택마련·결혼비용 부담(20대 50.8%·30대 56.7%)을, 여성은 출산·육아 부담(20대 51.7%)과 집안 어른들과의 관계 부담(30대 51.6%)을 결혼에 부정적인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여성(71.5%)은 남성(49.0%)에 비해 결혼에 따른 의무와 역할을 부담스럽게 여겼다. 또한 남성 50.8%와 여성 72.8%는 결혼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결혼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