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가 심하게 진행돼 부득이 신경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여러 이유로 신경 치료가 실패하기도 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경 치료의 성공률이 전세계적으로 60%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신경치료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는데 크게 보면 세 가지다.
②환자마다 면역과 통증에 대한 반응 차이가 있다. 어떤 환자는 비슷한 수준의 신경 치료에 쉽게 낫지만 또 다른 환자는 비슷한 수준의 신경 치료가 행해졌음에도 계속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③당연한 얘기겠지만 신경치료로 나을 수 없을 때 시행되는 신경치료다. 치료 전에 알 수 없는 치아 뿌리의 파절, 의료진의 판단으로는 정상이지만 환자는 통증을 느끼는 환자의 이상 감각, 그리고 3차 신경통이나 환자의 심장 질환 등에 의한 통증을 치아의 통증으로 오인한 경우 등 너무나 많은 원인들로 인해 치과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여기에 현대 치의학의 한계도 한몫하다. 사실 밝혀지지 않은 통증의 원인이 너무나 많다.
이같은 문제로 인해서 신경치료가 실패할 경우 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 치아의 의도적 재식술이다. 의도적 재식술이란 신경치료후 낫지 않는 치아를 의도적으로 발치해 뿌리 끝을 치료한 후 20분 이내 다시 꽂아 넣는 시술을 말한다. 이는 본인의 치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손실된 골 형성과 조직재생 유도까지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이상 감각이나 3차 신경통, 심장 질환 등의 전혀 다른 원인의 경우에는 원인에 맞는 다른 치료가 행해져야 하지만 ①,②의 경우와 ③에서도 치아의 파절 등의 경우에는 훌륭한 적응증이 될 수 있다. 또한 신경치료 도중 사용하던 파일이 파절돼 신경관의 소독이 불가능하거나 부족한 경우에도 의도적 재식술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치아를 발거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힘이 가해져서 치아가 부러지는 위험이 있어서 이러한 시도를 망설이는 의료진이 많았는데 현재는 발치 기구의 발달과 발치를 용이하게 하는 치아 이동 장치의 발달 등으로 더 이상 매우 위험하고 난이도가 높은 치료가 아니게 됐다.
따라서 최근에는 치아의 의도적 재식술을 시행하는 곳이 많이 늘고 있는 추세며 이 방법을 통해서 환자의 치아를 지키고 환자와 치과의사의 시간을 절약시켜준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유익하다.
특히 100세 시대에 맞추어 자연 치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는 신경 치료가 실패하면 재신경 치료를 반복하거나 발치를 하기 보다는 의도적 재식술로 치아를 살리는 치료를 많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