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올 때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기념 선물.
이들로부터 관광지 자석 수집의 묘미와 그에 얽힌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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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컬러와 독특한 디자인에 매료…인테리어로도 활용
만들어진 지 2년여 된 관광지 자석 수집협회의 가입 인원은 현재 400명 가량. 주 연령층은 40~50대이고 남녀의 비율은 4대6 정도로 여성 회원의 수가 더 많다.
관광지 자석이 갖고 있는 아기자기하고 컬러풀한 매력 때문에 여성 회원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순수 동호회이기에 월 회비가 없고 의례적인 정기모임도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
어찌보면 흔하디흔한 아이템인 관광지 자석을 회원들이 모으는 이유는 뭘까.
이 같은 궁금증에 대해 동호회원들은 저렴한 비용에 다양한 아이템을 모을 수 있는 가성비를 꼽는다. 게다가 자석에 오롯이 녹아있는 해외여행·출장에 대한 추억 회상은 덤이다.
화려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인한 인테리어 효과 또한 매력 포인트다.
관광지 자석 수집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승원씨(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는 "해외 출장을 갔을 때 가족·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보니 가격이 저렴하고 부피도 작은 관광지 자석을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0개국 이상 여행·출장을 다녔다는 그는 "현재 집안에 700점 이상의 관광지 자석을 수집해 놓았는데 오래된 것은 20년 이상 된 것고 있다"며 "동호회 내에는 1500점 이상을 보유한 분도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의 관광지 자석 수집은 걸음마 수준.
반면 해외에서는 수집 문화가 오래됐고 널리 보편화 돼있다. 미국의 한 노인의 경우 약 10만개 이상의 자석을 모아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호회를 만든 계기에 대해 이 대표는 "하나 둘 모은 자석을 집안 벽면에 걸어 전시를 하자 지인들이나 친지들이 와서 보고 부러워하는 모습에 뿌듯했다"면서 "이 같은 만족감을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동호회를 만들게 됐으며 지금은 회원간 자석에 대한 정보도 교환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호회 게시판에는 자석 구입처, 가격, 보관 요령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나 도시의 관광정보도 함께 공유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관광지 자석을 사 모으는 비용은 다른 수집 동호회 보다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한 개 구입비용이 대략 5000~1만원 정도. 그러나 여러 개를 사다보면 적지 않은 비용이 지출될 때도 있다.
10~15개의 자석을 한꺼번에 구입할 경우 1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간다.
다만 대부분의 동호회원들은 무작정 모든 관광지 자석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고유 주제를 정하고 그 분류에 맞춰 수집하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예술작품, 건축물, 동·식물, 도시의 상징물, 국가별 등 종류별로 모으고 있다.
특히 고대 상형문자의 일종인 선형문자와 관련된 희귀한 자석을 모아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회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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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에 광택 위한 로션도…이사땐 '특별 관리'
이처럼 자석을 어렵게 모아 놓기에 관리법 또한 특별하다.
자석의 겉형태가 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철, 도자기, 종이, 나무 등 다양한 재질과 원료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석은 부드러운 천을 이용해 먼지 등을 제거해주지만, 철이나 도자기의 경우 칫솔로 닦아주고 때로는 광택을 위해 로션을 바르기도 한다.
보관 요령도 남다르다.
처음 자석을 모았을땐 주로 냉장고에 부착을 하지만 그 수가 많아지면 바닥이 철판으로 이뤄진 액자에 부착한다.
그러나 철판위에 자석을 부착할 경우 약간의 충격에도 배열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고 그 무게 또한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최근엔 자석에 접착제를 발라 나무판 액자에 붙이는 방법이 널리 사용된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집 이사라도 하게되면 또다른 고생길을 겪는다.
파손이 우려돼 붙였던 자석을 하나하나 떼어내 따로 보관해 짐을 꾸리거나 아예 액자를 통째로 본인의 차량에 싣고 이사에 나선다는 것.
이로인한 가족들의 눈치는 어쩌면 당연한 일.
이 대표는 "관광지 자석을 본격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했을 땐 가족들의 불만이나 잔소리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알록달록한 자석들이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워 나름의 인테리어 효과를 보이게 되자 가족들의 응원과 지지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석을 모은다는 것을 알고 해외에 나갔던 주변 지인들과 친지들이 선물로 자석을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서 구입한 자석을 국내로 들여올 때에도 신중을 기한다.
가방이 눌려 파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옷이나 수건 등 사이에 하나씩 넣어 정성스럽게 짐을 꾸린다는 것.
자석 수집이 재테크로도 가능할까.
이 같은 질문에 이 대표는 "글쎄"라는 다소 부정적인 답을 내놨다.
희귀적인 가치가 그리 높지 않은데다 1만원 이내인 자석을 보내기 위해 몇 천원의 택배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리적인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외국 수집가들이 간혹 교환이나 거래 등을 제의해오고 있지만 실제 성사는 안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묻자 이 대표는 "하반기쯤엔 회원들이 보유한 아이템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조만간 자석들을 부착, 보관할 수 있는 액자를 공동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관광지 자석 수집 회원들은 여행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자석을 보며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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