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수능 국어 '1타 강사'로 유명한 박광일씨가 경쟁 강사 비방 댓글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박씨의 소속사인 대성마이맥의 후속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박씨 구속 이후 강의 폐쇄와 보상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
대성마이맥은 이번 사태 수습 과정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대처가 구설에 오르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성마이맥에 대한 '질타'는 특히 '1분 1초가 아쉬운' 수험생들의 학습 차질 및 시간 낭비에 집중됐다.
2019년 6월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박 강사는 "큰 죄를 지었다. 오롯이 저의 책임이다. 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수능까지 강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후 11월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지난해에도 인터넷 강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박씨가 댓글 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 지난 1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는 댓글 조작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성마이맥 측은 "박광일 강사의 콘텐츠 제공을 지속한 것은 대성마이맥의 박 강사에 대한 고소고발이 그 해 11월 혐의없음 처분 통지를 받은 점, 박 강사가 사과하고 자신의 수익을 수험생에게 환원한 점, 당시 국어 1타였던 박 강사의 콘텐츠를 제공해달라는 수험생의 요청이 많았던 점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댓글 피해' 경쟁사의 고소 관련 검찰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던 만큼,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성마이맥에서 박 강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컸던 만큼, 강의 중단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수강생들의 '시간 낭비' 논란은 보상 과정에서도 지적됐다.
대성마이맥은 지난 19일 박 강사의 교재 및 강좌 구매 수강생에게 '조건 없는 전액 환불'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불은 '마이맥캐시'로 이루어졌고, 이를 다시 현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담원과 직접 통화를 해야 하는데 연결이 어려워 수강생들이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상담센터에 수십·수백 통 전화했다는 '인증샷'이 쏟아지기도 했다. 결국 대성 측은 지난 22일 "박광일 강사의 수강생이 많은 관계로 전화문의가 폭주해, 게시판 문의를 통해서도 진행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서비스 보완을 알렸다.
이밖에 대성마이맥 19패스 구매회원에게 '이감 모의고사 전 회차(10회분)'를 무료 제공하겠다는 보상안이 기존 구매자 뿐 아니라 강의 중단 이후 구매자들에게도 적용되면서 "피해 보상이 아닌 마케팅 수단이 됐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성마이맥 측은 "소속 강사가 물의를 빚은 데 따른 도의적 책임을 지고자 하는 것"이라며, "패스 구매 수강생뿐만 아니라, 패스 구매 이후 미처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수강 예정자, 패스 구매를 고려하고 있던 수강 예정자 등 모든 수험생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잘나가던 '수능 인강 2강'…타격 불가피?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수능 인터넷강의 업체 '2강'으로 꼽히는 대성마이맥의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대성마이맥은 지난 200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디지털대성'의 수능 인터넷 강의 브랜드로, 메가스터디와 더불어 스타강사를 많이 보유한 업계 '톱2' 업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수업'이 대세가 되면서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앞다퉈 실적 확대를 전망하고 나선 상황이다.
지난 7일 하나금융투자는 "디지털대성이 이러닝 사업부의 꾸준한 회원수 증가와 수익성 개선 등으로 올해 사상 최대실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나금투가 예상한 2021년 디지털대성의 이러닝 사업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3.1% 증가한 1178억원, 영업이익은 85.7% 상승한 182억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흥국증권에서도 디지털대성에 대해 '국내 최고의 종합 교육 플랫폼'이라고 평가하며, 대성마이맥 19패스의 성장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대표 강사의 구속으로 인한 강의 중단 뿐 아니라, 이에 대한 대처에도 논란이 불거지며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수강생 이탈이 늘어날 경우 향후 실적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성마이맥은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박광일 강사의 콘텐츠 제공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성 측이 앞으로 박 강사의 강의를 다시 오픈할 지도 관심사"라면서, "단순 콘텐츠 제공이 아닌 교육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성마이맥 관계자는 "박 강사와의 계약 기간은 비밀유지 사항으로 답변할 수 없다"면서, "최종 판결 후 수업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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