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지대학교병원은 지난 7월 1일자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4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의 환자 치료 사례가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셈블릭스는 기존의 유전자(ATP) 결합부위가 아닌 미리스토일 포켓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혁신적인 기전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다.
기존 치료에서 저항성 또는 불내성으로 인해 충분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만성골수성백혈병의 3차 이상 치료에서 각각 2021년, 2022년도에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획득했고, 국내에서도 2022년 6월 허가된 이후, 2023년 7월 1일자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됐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구계 세포가 백혈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악성 혈액암이다.
환자의 90% 이상에서 특징적인 유전자의 이상(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출현)으로 혈액세포가 과다하게 증식해 백혈구와 혈소판 등이 증가한다.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과거에는 조혈모세포이식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었으나 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면역력 저하로 인한 세균 감염 등으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2001년 인류 최초의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이 등장하면서, 만성골수성백혈병 생존율을 50%에서 86%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나 1세대 표적항암제인 만큼 아쉬운 면도 있었다. 유전자 결합 부위에 발생하는 돌연변이로 인한 이상반응과 내성이 문제였다. 많은 의료진과 과학자, 제약 관계자가 끊임없이 노력해 글리벡의 구조를 변형시키거나 추가적인 다른 암 단백질을 동시에 차단하는 방식의 2, 3세대 약제들을 10여 년에 걸쳐 개발했다.
그 결과 2, 3세대 약제들은 1세대 표적항암제인 글리벡 대비 30배에서 최대 325배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다만 효과가 높아진 만큼 심혈관질환, 흉수, 간기능 이상, 고혈압 등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작용 발생 위험 역시 높아졌다. 표적 지점이 아닌 다른 부위에도 결합하며 이상반응을 일으키는 문제 때문이었다. 이후 추가적인 보완을 거쳐 우수한 임상적 유용성과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 장기 복용이 가능한 내약성까지 확인된 새로운 기전의 4세대 치료제 셈블릭스가 개발됐다.
김동욱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과거 '죽는 병'에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전환됨에 따라 치료제 선택 시 항암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셈블릭스와 같이 기존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 주는 혁신 신약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 치료제를 일정기간 복용했는데도 치료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경상 또는 중증의 이상반응을 겪는 경우 빠른 치료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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