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유커'보다는 '싼커'를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유커는 단체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싼커는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말한다.
중국인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년 전 37.1%에서 현재 24.0%로 13.1% 포인트(p) 감소했다.
여행업계는 중국 본토 경기가 좋지 않고, 한중 항공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 등으로 회복세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중국인 관광객 유형이 단체 여행객에서 개별 여행객으로 바뀌고 있어 '유커 특수'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의 '2023년 중국 MZ세대 소비패턴 및 여행행태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관광지를 보는 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지 중심의 여행보다는 테마와 체험 중심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싼커들은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명한 맛집이나 인기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면세업계와 화장품업계는 고전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방문객은 63만8000여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으나 매출은 1조805억원으로 증가 폭이 더뎠다.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방문객이 31만5000여명 수준이던 지난 3월 1조257억여원을 기록했다가 이후 매달 방문객 수 증가에도 오히려 8000억~9000억원대에 그쳤다. 면세점 업계가 송객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다이궁(보따리상)과의 거래액이 감소했는데 이를 메워줄 유커 특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했다. 면세 부문이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체 실적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화장품 업계도 3분기에 실적을 개선하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85억원으로 같은 기간 32.4% 줄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싼커의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 등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체험 중심 수요에 적합한 방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다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