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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현대차 플래그십 아이오닉9..내수 부진한 이유 3가지

카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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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8 15:58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현대차가 올해 초선보인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은 현대차 브랜드에서 가장 크고 비싼 플래그십 모델이다.3열을갖춘 SUV로 같은플랫폼으로 먼저 개발한 기아 EV9과 형제 차량이다.

2년 먼저 데뷔한 EV9은 국내 사전계약 당시 8일 만에 1만 367대의 기록을 기록하면서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실제 가격이 나오면서 시장 반응은 싸늘하고 식었고 2년간 내수판매량은 그야말로 초라하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판매량만 보면 내수시장진입에 실패했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현대 아이오닉9은 예정보다 출시 시기를 1년이나 늦추고 EV9 대비 모든 면에서 앞선 스펙을 가지고 올해 초 돌아왔다.

여기에 시작 가격까지 더욱 낮추는 초강수를 두면서 기본형을 기준으로 아이오닉9은EV9보다 142만원 저렴한 6715만원부터 시작한다.6700만원대 시작 가격을 달면서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 등장한 2세대 팰리세이드가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추가하면서 풀옵션사양을 구입하면 가격대가 7000만원에 육박하는 점도아이오닉9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초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데다 엇비슷한 가격 설정까지 감안하면 현대차가 의도적으로 팰리세이드 보다는 아이오닉9으로 관심을 향하도록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도 두 차량은 크기가 유사하고 3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접 비교가불가피하다. 아이오닉9는 2월 3일 사전계약을 시작했고 2월 13일 정식 출고를 진행했다.

2월 판매량 집계 결과 183대로국산차 판매 42위를 차지했다. 2주 정도의 판매량 집계이고 출시 초기인 점, 보조금 시행시기를고려해도 그리 좋은 실적은 아니다. EV9도 그랬지만 여전히 아이오닉9의 가격대가 판매량을 대중적인 판매량으로 끌어올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여전히 부담스런 가격대다. 시작 가격을 6715만원을 설정해 일단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비교할 동급 전기 SUV 차량이 몇 가지 없다.가장 비슷한게 EV9이다. 럭셔리 수입 SUV의 경우 1억 원대가격을 달고 있어상대적으로는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가격대의 전기차를구입하는 수요는극소수다. 상당수 대형 SUV를 찾는 소비자는 팰리세이드와 같은 하이브리드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결국 아이오닉9의 경쟁자는 EV9 또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되는 셈이다.

최적의 아이오닉9을 구입하기 위해 가격표를 분석해보자. 우선 SUV 차량에서 선택률이 높은 4륜 구동을 추가할 확률이 높다. 빠른 가속력이 필요 없더라도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 더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항속형 AWD를 선택하고 가성비를 위해 가장 기본 트림인 익스클루시브 트림을 선택한뒤 실 구입 가격대를 계산해 보겠다.

파킹 어시스트와 빌트인캠2 컨비니언스 플러스 3가지 옵션 추가시 최종 차량 가격은 7260만원이다. 서울시 보조금은 303만원으로 실제 구입가격은 6956만원이다. 기본형으로 선택했음에도 구입가격은 약 7000만원에 달한다.
실제로 가장 많이 구입하는 트림은 캘리그래피 트림이다. 성능형 AWD에 빌트인캠2 정도만 추가할 경우 실 구입가격은 8198만원이다. 성능형 서울시 보조금 304만원을 적용하면최종 가격은 7894만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입 동급 모델들과 비교시 가성비가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동급 SUV들과 비교하면1000만원 이상 가격이 높아 많은 수요를 창출하기가쉽지 않아 보인다.
2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을 대폭올린 신형 팰리세이드의 경우 가솔린 4륜 구동 캘리그래피 트림 구입 시 빌트인캠을 포함하면 588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2륜 구동 캘리그래피 트림의 경우 빌트인캠 포함 6395만원이다.

기본형 익스클루시브 트림을 기준으로 하면 가솔린 4륜 구동 4810만원, 하이브리드 2륜 구동 5274만원으로 실구입 가격은 더욱 내려간다. 이론상으론 1000만원 또는 그 이상의 돈을 더 지불하고 더 성능이 뛰어난 차량으로 가는 수요도 꽤 있을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지만 동급 국산차평균 판매 가격대는 5300만원이다.그 이상 가격대의 국산 차량 수요는 한계가 있다.
기자는 현재 아이오닉6 전기차를 운행 중이다. 전기차의 저렴한 유지비에 썩 만족하고 있어 1000만원 이상 더 부담하더라도아이오닉9을 선택하겠지만 일반소비자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실제 두 차량을 비교하는 대부분소비자가 6천만원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결과적으로 아이오닉9판매량은 당분간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배터리 등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제조 원가를 줄여 전기차가 하이브리드 차량과의 가격차를 줄인다면 현대차가 원하는 판매량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과 불편함에 대한 인식이다. 이 문제는 사실 아이오닉9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국내 시장 기준 모든 전기차가 가지고 있는 숙제이다. 우선 작년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이 불러온 전기차 화재공포감도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는 배터리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BMS에서 더 수시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예상될 경우 미리 운전자에게 안내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런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화재 이후 진압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연구 중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하부에 구멍을 뚫어 진화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도입되고 있다. 일단 이런 부분에 대해 소비자의 불안감이 줄어들어야 아이오닉9과 같은 가격대가 꽤 있는 전기차의 판매량이 조금이나마 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제기되어 온 충전의 불편함도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급속충전 속도를 늘려 장거리 운행 시 고속도로휴게소에서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점은 환영할만한 요소다. 하지만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완속 충전을 하는 것은 구입자의 충전 환경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충분히 이뤄져야 원하는 판매량도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9 판매량 부진의 첫 번째 이유는 아이오닉9의 가격대, 두 번째는 막연한 전기차 화재의 두려움과 현대차그룹 전기차 충전소 부족의 문제다. 이는 테슬라가 슈퍼차저를 비롯해 자체 충전망을 국내에 폭넓게 보유한 것과 다른 차별 요소로 작용한다.

세 번째는 ICCU(통합충전제어장치)의 불안감과 마지막 E-GMP 차량이라는 점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그중에서도 800V를 사용하는 E-GMP 차량의 ICCU 문제가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400V시스템을 사용한 기아 EV3에도 문제가 보고 되고 있지만 800V 차량의 문제 사례가 훨씬 많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등에 나타난 결함이대표적이다. 다양한 충전 환경에서 전기를 통합 관리해 주는 ICCU에 데미지가 누적될 경우 12V 배터리 충전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주행 중 차량이 멈출 수도 있다. 리콜을 통해 소프트웨어업데이트나ICCU 자체를 교체해 주고 있지만 근본해결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ICCU 교체 후 다시 고장이 발생해 재교체를 한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발표나 해외 보고에 따르면 발생 확률은 1% 내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차량 합산 판매량 70만대로 추산 시 약 7000대에 해당한다.

기자를 포함한 99% 고객은 문제를 경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언제 1%에 해당하는 사례의 주인공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아이오닉9 또한 800V 시스템을 사용하는 E-GMP 차량으로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볼 수 있다.

판매량이 아직 많지 않아 실사례가 많이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한 사람 가운데 극히 일부는 아이오닉9을 구매리스트에서 삭제하기도 한다.현대차는 최근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를 발표했다.

새로운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경쟁사를 이기기 위한 과감한 행보는 적극적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새로운 시스템과 현재 시스템과의 격차가 큰 점이 문제다. 2026년부터 플레오스 적용을 예고한 상태다. 이럴 경우 ccNc시스템을 적용한 마지막 전기차가 아이오닉9이라는 점도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아이오닉9은 이런 여러 가지 판매 걸림돌이 있지만 실제 운행을 해보면 완성도가 매우 높은 대형 전기 SUV다. 하지만 가격대부터 시작해대중에게 인기를 얻기에는 아직 여러모로 아쉬운 시장 환경이 걸림돌이다.

경쟁 글로벌 브랜드보다앞서 출시했고 경쟁 차량도 많지 않다는 점은 매력이다. 대형 SUV를 선호하는 북미 시장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가 제대로 해결되면 말이다.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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