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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을 계기로 전방위적으로 한국과 협력을 키우는 체코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한국 위성기업 텔레픽스와 체코 위성 소프트웨어 기업 자이트라가 양국 기업 최초로 협력을 공식화한 것을 기점으로 교류 확대 등에 나서는 모양새다.
자이트라는 위성이 내려보내는 데이터를 최적화해 비용을 절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유럽 위성기업들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우주 헤리티지(우주 검증)를 확보했다.
위성 영상 중 30~40%를 차지하는 구름에 가린 영상 같은 필요 없는 데이터를 우주에서 처리해 없애버리거나 위성의 촬영 각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만 추려내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텔레픽스와 함께 위성 영상에서의 시간별 변화를 추려내 산불과 같은 상황에 활용하는 기술을 모든 위성에 넣을 수 있는 범용 형태로도 개발 중이다.
이들은 텔레픽스의 위성 엣지컴퓨팅 하드웨어인 인공지능(AI) 프로세서 '테트라플렉스'에 자이트라의 소프트웨어를 접목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보고 2023년부터 협력을 논의해 왔다.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는 "게임기 기업이 서드파티(외부 개발사)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처럼 위성 하드웨어 기업도 좋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며 이런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갖춘 완제품 하드웨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옐레노바 COO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우주 컴퓨팅파워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테트라플렉스 같은 차세대 컴퓨팅이 개발돼야 우리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양국이 3년간 15억원을 투입하는 한-체코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에 두 기업의 협력사업이 유일하게 선정되며 사업 필요성도 인정받았다.
해외에서 국방과 환경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고, 체코 등 동유럽에서는 농업이, 한국은 해양 관리 수요 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옐레노바 COO는 설명했다.
체코 우주산업은 과거 유럽 우주산업의 일부로 주로 부품 개발 등에 주력해 왔지만, 최근에는 전자부와 추력기 등 핵심 기술 개발과 함께 서비스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9~10일에는 체코 기업 10곳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 기업 13곳과 협력을 논의하는 등 한국과 접점도 키워가고 있다.
이번 방한에서 체코 측은 올해 10월 열리는 우주 주간에 우주항공청과 기업들을 공식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번에 우주 레이저 기업 등과도 협력을 논의했다며 "유럽 진출을 하려면 EU 권역에 들어가야 하는데, 체코는 운영비를 효율화하면서 서유럽권에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우주산업 분야도 공급망 다변화가 강조되는 만큼 지정학적 강점이 있는 두 국가 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조 대표는 "한국은 전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체계기업을 운영하는 강점이 있는데 우주산업도 이렇게 자리 잡으려면 가장 중요한 게 협력업체"라며 산업 분야 강점이 있는 체코와 네트워크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레노바 COO는 "우주산업은 국가 간 신뢰와 협력이 중요한데 이번 기회가 기대된다"며 "체코에서 집중하는 초소형위성 등 위성 자체에 대한 설계와 개발도 한국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