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연락끊긴 아들·딸 찾아주세요"…더 커진 수단 이산가족 고통

기사입력 2025-04-15 07:54

(렌크[남수단]=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수단과의 접경 지역인 남수단 렌크 지역 한 난민촌에서 머무는 수단 난민 여성이 아이를 돌보고 있다. 2025.4.11 raphael@yna.co.kr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ICRC "작년 가족찾기 요청 7천700건으로 66% 급증…수단 내 성폭력 만연"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아프리카 수단에서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주민들이 겪는 인도적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15일 수단 내전 2주년을 맞아 수단 내 인도적 참상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CRC는 작년 한 해 수단에서 가족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약 7천700건 받았는데 이는 2023년에 비해 66% 급증한 수치다.

ICRC는 분쟁, 자연재해 등에 따른 이산가족의 요청을 받은 뒤 각국 적십자사 등과 협력해 실종자의 생사 및 소재를 파악하고 연락과 재결합을 지원한다.

급증한 가족찾기 요청은 내전 탓에 가족과 연락이 끊긴 주민들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CRC는 보고서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고 그들이 살해당했거나 구금당했는지, 아니면 다른 지역이나 이웃 국가로 강제 이주를 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이런 불확실성은 깊은 고통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ICRC 등 인도주의 국제기구들의 노력에도 아프리카에서 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이 다시 만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ICRC 보고서는 또 두 해에 걸친 수단 내전으로 1천200만명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났다고 강조했다. 이들 수단 국내 실향민은 단일 사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또 300만명이 넘는 피란민은 아예 국경을 넘어 이집트, 남수단, 차드 등 인접국으로 갔다.

수단 내전의 당사자들이 민간 부문의 필수 인프라를 공격하면서 인도주의 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보고서는 수단에서 병원을 비롯한 민간 시설이 공격받아 응급 의료체계가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내전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는 의료 시설의 70∼80%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인 3명 중 2명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만연한 성폭력으로 민간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내전 당사자들에게 성폭력이 국제 인도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면서 법 존중을 촉구했다.

ICRC 수단 대표단 단장인 다니엘 오말리는 "국제사회는 수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수백만 명의 생명과 지역 전체의 안정이 달려있기 때문이다"며 "모든 외교적·인도적 노력을 강화해 수단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전달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63년 설립된 ICRC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인도주의 단체로 적십자·적신월운동을 탄생시켰다. 노벨평화상을 4차례 수상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약 1만7천명이 직원이 일하고 있다.

nojae@yna.co.kr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