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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수단 내전 2주년…"생후 55일 아기마저 묻을 순 없어요"

기사입력 2025-04-15 07:54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 촬영. 유엔개발계획(UND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잊힌 전쟁'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수단 내전이 15일(현지시간)꼬박 2주년이 됩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자일스 클라크가 수단에서 촬영한 사진 중 20개를 엮어 사진 에세이를 만들었습니다. 그 일부를 수단 내전 2주년을 맞아 소개합니다.

영국에서 태어난 클라크는 미국 뉴욕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저명한 사진작가입니다.

클라크가 올해 1∼2월 5주 동안 수단에서 취재한 사진들에는 내전으로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수단 주민들의 고통이 생생하게 담겼습니다.

2023년 4월 수단 정부군(SAF)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뒤 약 1천200만명이 집을 잃고 피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도 하르툼에서 500㎞ 떨어진 수단 동부 카살라주(州) 카살라시티는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와 가까운 국경 지역입니다. 이곳에 3만5천 가구의 피란민 가족이 있습니다.

이들은 보건, 교육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하루하루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수단 게다레프주 피란민들의 삶도 비참합니다.

내전을 피해 게다레프 지역으로 온 여성 니마 씨는 남편에 이어 아기까지 잃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니마 씨는 사진작가 클라크에게 "센나르에서 피신해 게다레프에 오기까지 여정이 힘들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놔두고 도망친 뒤 한밤중 이곳에 도착했다"며 "아기 아빠를 잃었고 저는 지금 55일 된 아기와 함께 있지만 먹을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주 아기가 여럿 죽는 것을 본다. 아기까지 남편처럼 땅에 묻고 싶지 않다"고 애를 태웠습니다.

수단 내 많은 지역에서 식량을 구할 수 있지만, 피란민한테는 턱없이 비쌉니다.

공급 감소, 농업과 운송 비용 상승 등으로 식량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수단 국민의 약 65%는 농업과 관련된 일을 합니다.

그러나 2년에 걸친 내전은 농작물 생산과 유통·판매 시스템을 훼손하면서 식량 안보에 치명적 타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단은 세계적으로 급성 영양실조가 매우 심각한 국가가 됐습니다. 특히 5세 미만 영아와 여성들이 기아 위기에 처했습니다.

피란민들에겐 마실 물을 구하는 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UNDP가 게다레프주의 아부 알나자 지역에 설치한 태양광 펌프 시설에는 물을 받으려는 실향민들의 플라스틱 통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양손에 물통을 들고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어린이의 표정이 진지하기만 합니다.

과거 인접국에서 수단으로 넘어왔던 난민들은 2년 전 발생한 수단 내전에 다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카살라주의 난민 캠프 '킬로 26'(Kilo 26)의 청년센터에는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주변 국가들에서 피신했던 젊은이들이 눕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난민 캠프에 체류하는 여성들은 UNDP 지원으로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UNDP는 수단 내 피란민들을 위한 보건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씨는 열이 나자 UNDP와 국제이주기구(IOM)가 지원하는 실향민 클리닉을 방문했습니다.

클리닉 직원은 모하메드 씨의 병세가 심각하다고 진단한 뒤 수술을 위해 그를 지역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게다레프시에 체류 중인 한 실향민 여성과 어린 자녀는 UNDP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내전 당시 센나르주에서 탈출해 게다레프주에 도착한 알리 씨는 신체 일부가 마비되면서 걸을 수 없습니다.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UNDP가 지원하는 의료 시설에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noja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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