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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불확실성 상존…"변동폭 확대 구간은 옥석가리기 기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91% 하락해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종목은 전날 장 마감 후 특발성 폐섬유증 'BBT-877'의 임상시험2상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공시했고,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했다.
네이처셀(-12.74%), 퓨처켐(-6.74%), 휴젤(-4.62%), 펩트론(-4.46%), 대화제약(-3.96%) 등 제약·바이오주 다수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셀트리온(-2.26%), 파미셀(-2.24%), 대웅제약(-1.74%) 등이 내렸다.
이날 코스피가 관세 우려 완화에 1% 가까이 상승하면서 대부분 업종이 오른 가운데 제약 업종만 0.81% 내려 가장 저조했다.
제약 업종은 코스닥에서도 0.73% 내렸다. 최근 코스닥 반등세를 주도해온 제약·바이오주가 이날은 오히려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한 모습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주는 최근 에이비엘바이오의 4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호재와 코오롱티슈진의 관절염치료제 미국 품목허가 기대감 등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며 관세 우려를 일부 상쇄해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뇌혈관장벽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87.96% 급등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가 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한두 달 내'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브릿지바이오의 임상 실패 소식이 그렇지 않아도 취약해진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을 냉각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관보에서 의약품과 그 원료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내용으로, 조사 개시는 관세 부과 수순으로 해석됐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종목은 관세로 인해 의약품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와 글로벌 시장 매출 감소 우려가 잔존하는 상황"이라며 "의약품에 대한 관세율과 적용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관세 부과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KRX 바이오 TOP10 지수'는 미국의 관세 위협이 본격화된 지난달 이후 9% 이상 내려 KRX 테마지수 중 'KRX 2차전지 TOP10 지수'(-13.34%)를 제외하고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종의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아 기대감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별적인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약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여겨지는 임상 3상 승인 건수는 36건으로, 작년 1분기 3건 대비 폭증하는 등 신약 기대감이 산재해있는 상황이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바이오텍 특성상 연구개발(R&D) 또는 사업개발(BD) 이벤트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추가적인 모멘텀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변동폭 확대 구간은 매력적인 '옥석 가리기' 구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homj@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