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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산불 피해 왜…기상악화·확산예측 실패·주민대피 미흡

기사입력 2025-04-16 13:37

(안동=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7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추목리의 한 마을 가옥과 창고 등이 산불로 전소돼 흔적만 남아 있다. 2025.3.27 superdoo82@yna.co.kr
(산청=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31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에서 산불로 전소된 주택 밖으로 봄꽃이 보인다. 2025.3.31 image@yna.co.kr

지난달 경북권 산불사태에서 인명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최악의 기상 상황과 이에 따른 산불 확산 예측 실패, 주민대피 체계 미흡 등이 지목됐다.

16일 행정안전부와 산림청이 낸 '초고속 산불 대비 주민체계 개선방안'에 따르면 산불 확산 당시 기상은 '이상고온·극심한 건조·강한 돌풍' 등 산불에 취약한 세 가지 악재가 겹친 상황이었다.

이 기간 전국 평균 기온은 14.2도로 평년보다 6.4도 높아 역대 1위를 나타냈다.

건조한 상황도 계속돼 영남권 최근 4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 대비 50%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상대 습도가 평년 대비 15% 적었다.

태풍급 강풍 상황도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경북 의성은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7m에 달했다. 이는 의성지역에서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일 최대순간풍속이었다.

이런 강풍을 타고 불씨가 먼 곳으로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잦았다. 경북 내륙지역인 안동에서 바닷가인 영덕까지 시간당 8.2㎞ 속도로 불씨가 확산했던 것으로 잠정 분석됐다.

기상악화 등으로 드론·헬기가 뜨지 못하면서 화선(火線·불의 띠) 정보를 얻지 못했고, 이에 근거한 산불 확산 예측과 적절한 주민 대피시점 파악을 어렵게 만들었다.

31명의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층이어서 이동 능력과 수단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산불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단전·통신망 두절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구형 휴대전화 사용 등 디지털 격차로 재난문자를 받지 못한 취약계층이 대피 시점을 놓쳐 인명 피해가 커졌다.

산불 확산이 거센 상황에서 시·군 경계를 넘어선 대피 계획 역시 없었다.

인근에 불에 타기 쉬운 침엽수림이 있어 산불이 옮겨붙을 경우 피해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도로' 파악이 미흡했던 것으로 당국은 분석했다.

여기에 기후변화에 따른 '초대형 산불'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누차 경고됐지만,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부족했던 점도 아쉬웠던 부분으로 지적된다.

홍종완 행안부 사회재난실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이번 개선방안 마련이 뒤늦은 대처가 아니냐는 질의에 "과거 전문가들이 (초고속 산불 상황에 대해) 많이 얘기했는데 이렇게까지 올 것이라고는 (예상 못 해) 행정공무원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면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진행도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 솔직히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ddi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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