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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 EV가 분명 픽업트럭인데 승차감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전기차라 조용한 건 당연하지만 도심용 SUV로 가성비 최고네~”
KG모빌리티(이하 KGM)가 최근 출시한 무쏘 EV를 시승했다. 픽업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도심용 SUV로 제격이다. 물론 적재공간에 하드탑을 씌웠을 경우다. 무쏘 EV는 이름만 픽업트럭일 뿐 도심용 SUV로 최고의 승차감과 가성비를 보여준다.
소비자의 눈은 정확하다. 계약자의 60% 이상이 전륜구동에 하드탑을 선호했다. 사실상 무쏘 EV를 출퇴근이나 레저용 SUV 용도로 쓰겠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물용 픽업이라 연간 자동차세는2만8500원에불과하다. 물론 고속도로에서는 전기차 통행료 할인 혜택도 더해진다. 단, 화물차 기준에 따른 차선 규제를 지켜야 한다.
무쏘 EV는 픽업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면서도 전기차의 특성을 최대화한 게 매력이다. 토레스 SUV를 픽업으로 개조해 기본적으로 승차감이 좋을 수밖에 없다. 소위 하드한 승차감의 대명사인 프레임바디 픽업트럭이 아닌 셈이다. 그래서 픽업트럭의 탈을 쓴 SUV라고 부를 수 있다.
우선 디자인이다. 전면은 선명한 후드 캐릭터 라인과 다이내믹한 블랙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더한다. 전기차인데도 내연기관 라디에이터 그릴처럼 디자인한 게 눈길을 끈다.입체형 범퍼와 실버 스키드 플레이트로 굵은 포인트를 줬다. 나머지는 보닛부터 주간주행등, 헤드램프까지 토레스와 같다.
측면은 무쏘 EV의 좋은 프로포션을 보여준다. 데크와 바디가 하나로 연결된 견고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휠하우스 4곳에 별다른 기능이 없는 장식을 덧댄 것이 조금은 어색해 보일 뿐이다.
17인치 타이어휠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특징까지 잘 버무려 디테일도 좋다. 적재함과 캐빈 공간에 별도의 칸막이를 만들지 않았다. 모노코크 승용 픽업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후면은 디자인의 진수다.그동안 렉스턴 스포츠가 밋밋한 트렁크 도어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해서일까.
입체감을 제대로 살리면서 디테일까지 보강했다. 연장 공구를 형상화한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전면과 어울리는 강인한 디자인 포인트다.더구나 좌우 모서리에는 적재함에 손쉽게 올라 갈 수 있는 사이드 스텝을 적용했다. 무쏘 EV에 와서야 제대로 된 픽업트럭이 됐다고 할까.
다음은 인테리어다. 운전석에 앉으면 전기차 토레스 EVX와 똑같은 구성을 볼 수 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시인성과 오작동이 많아 소비자의 불만을 샀던 클러스터는 상당 부분 개선했다. 주야간 통합 GUI를 적용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아테나 2.0’을 적용해 운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개선된 UI·UX가 깔끔하다.
실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은 2열이다. 패밀리 중형 SUV로 손색이 없는 편안함과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2열 등받이 슬라이딩 각도가 32°에 달해 장시간 탑승에도 불편이 없다. 여기에 6:4 분할 시트와 주먹 두 개가 들어가는 넉넉한 헤드룸까지 확보했다. “픽업트럭은 2열이 불편하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해결했다.
최대 500kg까지 적재가 가능한 데크에는 8개의 후크와 LED 조명등도 달았다. 여기에 특장업체와 협력해 개발한 데크탑 및 롤바, 데크 슬라이딩 커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전장이 5160mm로 길어 도심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이때 토레스에 없는 차 바닥을 보여주는 ‘클리어사이트 그라운드 뷰’가 제 역할을 한다. 시속 20km 이하에서만 작동하는데 주차선을 정확히 읽어낸다.
본격적인 시승이다.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기대하면서 시동 버튼을 눌렀다. 전기차답게 전원만 들어오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동시에 토크가 앞바퀴에 99% 쏟아진다. 207마력이라고 하지만 답답함이 전혀 없다.
먼저 도심 승차감에 감탄이 나온다. 정숙성이야 토레스 EVX에서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하지만 픽업트럭으로 개발했는데 이 정도로 부드러운 승차감이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다. 휠베이스가 길어지면서 도심 방지턱 충격을 제대로 흡수한다.
시속 100km가 넘어서면 풍절음은 꽤 유입된다. 2열 좌석에서는 적재함 쪽에서 노면 소음도 들려온다.고속 승차감도 정말 좋다. 역으로 단단한 전기차 특유의 강성이 느껴진다고 할까. 적어도 승차감과 정숙성만큼은 최근 나온 기아 타스만보다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준다.
파워트레인은 내구성이 좋고 화재 위험이 낮은 80.6kWh 용량의 BYD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다. 전륜구동 모델은 17인치 휠 기준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 및 복합 전비 4.2km/kWh를 인증받았다.200kWh 급속 충전을 이용하면24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외부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지원해 캠핑과 야외 작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152.2kW 전륜 구동 모터는 최고출력 207마력에 최대 토크 34.6kgf·m를 낸다. 후륜에 같은 모터를 장착한 AWD 모델은 최고출력 413마력(ps)과 최대 토크 64.9kgf·m의 막강한 힘이 쏟아진다.
픽업트럭의 또다른 특징은 견인 능력이다. 1.8톤의 토잉 능력 및 견인 시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기능이 활성화돼 좌우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조향을 제어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오프로드 주행 능력은 접근각 19.2° ▲이탈각 23° ▲최저 지상고 187mm로 임도는 충분히 주파가 가능하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해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사용해봤다. 중앙차선 유지부터 차간거리 유지까지 탁월하다. 특히 정차와 발진시 매우 부드러운게 인상적이다.약 100km를 주행하면서 전비는 5km/kWh가 나왔다. 공인 전비보다 훨씬 양호했다.
히터를 가동하지 않는 날씨에다 급격하게 몰아 붙이지 않아서인지 예상보다 전비가 좋았다.결과적으로 무쏘 EV는 도심용 SUV로 최적이다. 평상시 출퇴근이나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주말 가족을 2열에 태우고 레저를 즐기기에 딱 맞는 차량이다.
더구나 가성비는 최강이다. 친환경 전기 화물차로 분류돼 구입비용 뿐 아니라 연간 유지비에서 내연기관 픽업 대비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기본 가격은 MX 4,800만원, 블랙 엣지 5,050만원이다. 승용 전기차보다 더 많은 국고 보조금 652만원에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 186만원을 받아 실제 구매 가격은 4천만원 내외에 가능하다.
소상공인은 추가 지원과 부가세 환급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여기에 화물 전기차 혜택으로 취득세 5% 감면(최대 140만 원), 연간 자동차세 28,500원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같은 혜택도 더해진다.
KGM 측은 시승 행사에서 “무쏘 EV는 5년간 주행(년/2만km기준)시 소요되는 비용은 600만원 수준으로 기아 타스만 대비 1500만원 정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KGM은 모든 픽업 모델 이름을 ‘무쏘’로 변경했다.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은 각각 ‘무쏘 스포츠‘와 ‘무쏘 칸’으로 차명을 바꿨다.
한 줄 평
장 점 : 너무 부드러운 승차감..픽업이 아니라 도심 SUV로 최적, 연비도 잘 나오네
단 점 : 인테리어가(토레스 대비) 조금이라도 달랐으면..인포테인먼트 반응이 좀 그러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