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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 장비 구매로 접근" 교정 당국 사칭 사기 기승

기사입력 2025-04-19 10:15

[부산구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법무부 교정본부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전국적으로 피해 100건 가까이 접수…영세업체 노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최근 전국 각지에서 교정당국을 사칭해 접근한 뒤 영세업체에 선결제나 대금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부산구치소에 따르면 최근 부산의 한 공구업체 직원은 부산구치소 소속 교도관을 사칭한 남성 A씨로부터 산불 진화에 필요한 장비 납품을 요청받았다.

A씨는 장비 납품을 요청하며 환심을 산 뒤 다른 업체에 방화복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했다.

부산구치소에 근무하는 직원의 성명이 적힌 공문과 사업자등록증을 송부하기도 했다.

수상함을 느낀 업체 직원은 부산구치소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고 공문서와 사업자등록증이 모두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

부산구치소 관계자는 "교정 당국 물품은 개별 전화로 거래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물품 대금을 선결제로 입금받거나, 다른 업체에 대납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을 받으면 꼭 구치소로 연락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구치소는 공문서 위조, 사기 등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사칭 피해를 본 곳은 부산구치소뿐만 아니다

2달 사이 전국적으로 90건이 넘는 비슷한 수법의 사기를 당했거나 피해를 볼 뻔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불 피해를 본 경북과 경남 지역은 산불 진화에 필요한 물품을 급하게 구매해야 한다며 접근했다.

최근 경남 진주에서는 진주교도소 교도관이라고 소개한 남성이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쓰일 포크레인을 문의하면서 방화복을 대리 구매해주면 포크레인 대여비도 함께 지급하겠다고 속여 2억원을 뜯어냈다.

이처럼 그 지역 특성에 맞는 물품 구입을 먼저 요구 한 뒤 방화복이나 방검복을 특정 업체에 싸게 대신 구매해주면 사례를 해주겠다며 선결제나 대납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법무부는 위조된 공문서가 비슷한 점과 수법이 유사한 점 등을 근거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사기가 한 피싱 조직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는 "일반 행정기관과 달리 교정당국은 폐쇄적인 특성이 있어 사실관계 확인이 쉽지 않은 점과 법무부라는 이름을 내세워 신뢰를 바탕으로 사기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싱은 조직화해 있는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을 수도 있어 피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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