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노화된 세포가 몸 전체로 전이되는 이유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이 과정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제어 전략도 함께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노화세포에서 분비된 HMGB1이 혈액을 통해 전신에 퍼지며 정상 세포 및 조직의 노화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근육 조직에서 조직 재생을 저해하며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특히 'ReHMGB1(환원형 HMGB1)'이라는 형태가 노화를 퍼뜨리는 원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단순히 늙은 세포에서 나오는 흔한 물질이 아니라, 노화를 확산시키는 핵심 인자일 수 있다.
HMGB1의 활성을 줄이기 위해, 연구팀은 이를 차단하는 항체를 쥐에 투여했다. 그 결과, 전신 염증이 줄고 손상된 근육의 재생과 기능도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HMGB1가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인 RAGE 수용체를 차단했을 때도 노화 유도 효과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전옥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화가 특정 세포나 조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확산되는 '노화 전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분자적 기전을 밝힌 것"이라며, "이 과정을 차단하면 조직 기능을 되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노화 관련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마이오카인 융합연구센터(MRC), 중견연구지원사업 등으로 진행됐으며, 미국 UC버클리 이리나 콘보이(Irina Conboy) 교수, Turfts 대학 크리스토퍼 와일리(Christopher Wiley) 교수 등 세계적인 노화분야 연구진과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한편, 연구 성과는 최근 '세포외 HMGB1에 의한 노화 표현형의 전파는 산화환원 상태에 의존(Propagation of senescent phenotypes by extracellular HMGB1 is dependent on its redox state)'이라는 제목으로 내분비대사 분야의 권위 있는 저널인 대사-임상 및 실험(Metabolism-Clinical and Experimental)(IF: 10.9, 상위 4.6%)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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