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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무려 30㎝ 길이의 기생충이 남성의 방광에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항생제 처방을 한 의료진은 환자의 방광을 비워주기 위해 카테터(가느다란 의료용 튜브)를 삽입해 소변을 빼낼 수 있게 했다.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째 되던 날, 환자는 의료진에게 카테터 백에 꿈틀거리는 기생충과 약간의 피가 있다고 알렸다.
기생충 종류는 '다이옥토파이마이아시스(dioctophymiasis,거대 신장충)' 수컷으로 판명됐다. 이 기생충의 암컷은 최대 1m 이상까지 자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집 근처 호수의 날생선을 주로 먹었다고 주장했다. 의료진은 이것이 그가 감염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일반적으로 거대 신장충의 유충은 물고기나 개구리의 체내에 잠복해 있으며, 이를 날것이나 덜 익혀 먹었을 경우 사람의 몸속에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된 물고기나 개구리들이 서식하는 곳의 물을 끓이지 않고 마시는 것도 잠재적인 전염 경로이다.
일단 인체에 들어가면 기생충 유충은 신장으로 이동해 성인 기생충으로 자라며 최대 5년 동안 살 수 있다.
감염되면 방광으로 가는 소변 흐름 차단, 신장 부종, 조직 괴사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경미한 감염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더 심각한 감염은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등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의료진은 3일 동안 환자 A의 소변을 분석했지만 추가 기생충이나 알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환자는 짧은 기간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의료진의 만류에도 일방적으로 퇴원했다.
사실 의학적으로 거대신장충의 인간 감염은 매우 드물다. 개, 수달, 족제비와 같은 육식 포유류에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
중국 연구진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인간 감염 사례는 37건에 불과했으며, 일부는 15종에 달하는 기생충에 감염되기도 했다.
환자의 절반은 날생선이나 덜 익힌 생선 또는 개구리를 먹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잠재적인 전염 경로를 알 수 없었다.
의료진은 희귀성으로 인해 거대신장충 감염 환자들을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