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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바티칸시국 행정부 최고 직책에 여성을 임명한 것이다.
이에 앞서서는 교황청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 장관에 이탈리아 꼰솔라따 선교사인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가 임명돼 첫 교황청 여성 장관이 탄생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 사무국장에 프랑스의 나탈리 베카르 수녀를 임명했다. 가톨릭 교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시노드 고위직에 여성이 임명된 건 베카르 수녀가 첫 사례였다.
이밖에도 2016년에는 바르바라 야타를 여성 최초의 바티칸 박물관 관장으로 앉혔다.
2023년 10월 열린 시노드에선 여성에게 사상 최초로 투표권을 부여했고, 2022년 7월에는 전 세계 주교 선출을 심사하는 교황청 주교부 위원에 여성 3명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즉위 직후인 2013년부터 꾸준히 진행돼 온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교황청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비율은 2013년 19.3%에서 현재 23.4%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 대학 소속 전문가 필리스 자가노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내의 여성에 대한 논의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성을 사제로 임명하는데는 반대했고, 여성 부제(副祭) 허용과 관련한 논의에서도 결실을 내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부제는 세례와 혼인 성사 등을 집전할 수 있지만, 미사나 성체 성사를 주례하지는 못하는 성직이다.
교황은 두차례에 걸쳐 여성 부제 허용을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활동한 첫 위원회는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부딪히면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고, 2020년 구성된 두번째 위원회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의 교회 개혁 운동가 파올라 라차리니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남녀간의 심각하고 부당한 불균형으로 교회가 고통받고 있음을 온전히 이해한 최초의 교황"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의 방식은 개개인을 (요직에) 임명하고 결과를 내지 못한 채 계속 이어지기만 하는 위원회를 설립한 것이었다"며 아쉬움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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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