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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전기자전거 배터리 폭발로 몸의 90%에 화상을 입은 중국 20대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에 있는 우한시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두쥔하오(22)는 지난해 여름 끔찍한 화재사고를 겪었다.
임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던 친구 리 자쥔은 전기자전거를 월 300위안(약 5만 8000원)에 렌트해 배달 기사로 일했다.
두는 리에게 집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지만 친구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지난해 여름 어느 날 오전 6시 충전 중인 배터리에 불이 붙어 유독 가스와 함께 연기가 분출됐다.
아파트 현관 가까이에서 자고 있던 리는 친구를 두고 재빨리 뛰쳐나갔다.
당시 아파트 복도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보면 리는 소화기를 향해 달려가다가 두가 아직 안에 있는 상태에서 문을 닫기 위해 돌아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문이 잠기면서 두는 30분 동안 불길 속에 갇혀 있었다.
이로 인해 그는 몸의 90%에 화상을 입었고 기도도 손상돼 한동안 위독한 상태에 있었다. 화상으로 인해 왼손 손가락 두 개도 절단해야 했다.
이 달에 22번째 생일을 맞은 두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리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은 나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야 했고, 피부를 기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12번의 피부 이식 수술을 견뎌냈고 그의 아버지는 피부 이식을 위해 다섯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두의 가족은 그의 치료비와 기타 생활비로 지금까지 280만 위안(약 5억 5000만원)을 지출해야 했다.
가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총 260만 위안의 기부금을 받았지만, 부모는 사람들에게 계속 돈을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은 리와 전기자전거의 배터리 제조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소용없었다.
리의 가족은 두씨 가족에게 1만 위안(약 196만원)만 보상하며 자신들이 너무 가난해서 더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리는 심각한 부상을 입힌 과실치사 혐의로 구금되었다. 중국 법에 따르면 이 범죄는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두는 목숨을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부모님의 희생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내 인생은 내 것만이 아니다"라고 말한 그는 현재 중국 흉터 치료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피부가 가능한 한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고 노트북을 다시 사용하는 꿈을 꾸고 있다.
또한 이번 봄에 대학 졸업 사진을 찍기를 희망하고 있다.
부모는 "아들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끝까지 돌볼 것이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