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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사전 공감대 없었지만 지역경제 살리기 위해 통 큰 결단 필요"
그러나 시의회와 양대 대형조선소 등 이해 당사자와 공감대 없이 추진돼 공약 현실화에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동시에 공약의 긍정적 취지를 고려해 협조가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23일 거제시에 따르면 변 시장은 전날 한화오션 지원센터에서 한화오션과 지역 상생 발전 간담회를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와 조부근 한화오션 노사상생협력본부장, 이형운 시 경제해양국장, 이갑선 시 조선지원과장 등 양 기관 간부들이 참석했다.
이날 시는 한화오션에 변 시장 대표 공약인 '지역상생발전기금' 조성을 공식 건의했다.
지역상생발전기금은 거제시,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공동으로 5년간 매년 100억원씩 출연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이 기금으로 조선소 배후 지역 개발과 노동자 복지 지원,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8일에는 삼성중공업과도 만나 기금 실무협의회 구성과 기금 추진 방안 등을 협의했다.
시는 향후 실무적 협의를 통해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양대 조선소는 이 같은 간담회에서 기금을 통한 지역 발전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즉각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금 조성을 두고 사전 공감대가 없었던 만큼 양사 모두 당장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거운동 할 때라도 미리 어느 정도 교감을 했더라면 몰라도 조선소들 입장에서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며 "조선업은 경기를 많이 타고 내년에 다시 지방선거도 있다 보니 고민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 시장 대표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민생회복지원금은 모든 거제 시민에게 1인당 20만원(거제사랑상품권 또는 선불카드)을 지급하는 것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다.
시는 다음 달 중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의회 문턱을 넘기가 녹록지 않다.
전체 16명인 거제시의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명씩 동석이고, 무소속 2명도 기존 민주당과 국민의힘 출신 1명씩이어서 국민의힘 협조 없이는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당장 국민의힘 김동수 시의원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재정 안정화 기금이 580억원 적립돼 있으니 이를 민생지원금으로 풀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이 기금은 시 재정이 위기일 때를 대비한 비상금 성격의 예산이지 시장 개인의 선거 전략을 위해 존재하는 돈이 아니다"라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경기가 침체한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배동주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시장 공약을 두고 사전 공감대가 없었다는 점은 이해 당사자들로서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두 공약 취지는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것"이라며 "특히 지역사회 공헌이 적은 대기업들은 봉사활동도 중요하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 환원이라는 긍정적 관점에서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j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