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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마존' 징둥, 인천·이천에 물류센터 가동(종합)

기사입력 2025-04-24 17:05

[징동로지스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징둥로지스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징둥닷컴 국내 진입 수순 시각…서울스퀘어에 사무실 마련

토종 이커머스 업체들도 '긴장'…"알리·테무와 체급 달라"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거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징둥(Jingdong)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이어 중국 본토 시장을 장악한 징둥까지 한국에 들어와 저가 물량 공세를 펼 경우 토종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유통·물류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닷컴(JD.com) 산하 물류기업인 징둥로지스틱스가 최근 인천과 이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해 운영을 시작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판매자들을 위한 제삼자 물류 및 풀필먼트(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단 미국 소비재 브랜드의 한국 내 물류와 국내 뷰티 기업의 해외 진출 물류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징둥닷컴 계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 월드와이드'를 통해 한국산 제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물류 서비스도 운영한다.

우선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12시간 내 배송서비스를 하고 점차 서비스 권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중국의 중소 물류업체가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같은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물류 대행 업무를 맡은 적은 있지만 한국에 물류센터를 세워 직접 운영하는 것은 징둥이 처음이다.

현재 징둥로지스틱스는 19개국 100여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에서 2∼3일 내 국제 배송 또는 국가 내 일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징둥로지스틱스의 국내 물류센터 확보가 징둥닷컴의 한국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징둥닷컴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통상 물류 기반부터 마련한 뒤 진입하는 방식을 써왔다"며 "이번에도 그런 수순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물류업계 다른 관계자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해외 물류를 협력업체에 의존하는 데 반해 징둥은 자체 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했다"며 "징둥닷컴의 한국 진출은 시간문제로 본다"고 전망했다.

1998년 설립된 징둥닷컴은 알리바바와 중국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는 업체다. 미국의 아마존이나 한국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처럼 직접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한다.

매출 규모는 2022년 기준 1천517억달러(약 217조원)로 쿠팡(2024년 41조원)의 네 배가 넘는다. 최근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47위에 올랐다.

징둥닷컴이 실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할 시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파장이 예상된다. 기존의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 네이버에 중국계 C-커머스, 한국 토종 업체들이 경쟁하는 격전지가 될 수 있다.

징둥의 등기사항증명서를 보면 징둥닷컴은 이미 지난 2018년 한국에 징둥코리아라는 법인 설립을 신고했다.

설립 목적에는 각종 상품의 도소매업과 전자상거래, 통신판매업 등이 명시돼 있다. 2022년에는 국경 간 운송업 등을 포함한 물류사업을 추가했다.

징둥코리아는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던 한국 사무실을 지난달 서울역 맞은편에 있는 서울스퀘어로 옮겼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가 광명으로 이사하기 전 본사로 쓰던 건물이다.

일각에서는 서울 중심부로의 사무실 이전을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대중국 관세 폭탄으로 중국산 제품의 미국행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라 징둥닷컴의 한국 진출 준비가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징둥닷컴의 취급 물량이나 규모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며 "안 그래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이 그야말로 생존의 벼랑 끝에 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luch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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