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매일 환경 데이터 수집·분석…우수한 품질로 GAP·무농약 인증 획득
(사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기계공학과 건축공학을 전공했던 제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농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어요. 하지만 이제 저만의 스마트 농장을 운영하며 조금씩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가 주최하는 귀농·귀촌 청년창업박람회 '2025 와이팜 엑스포'에서 청년농업인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임아람(38) 씨는 경남 사천시 용현면에서 농장 '그로운'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과 대구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던 그는 2023년 7월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사천에서 본격적인 영농생활에 뛰어들었다.
임씨가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전 직장에서 농림부 국가 과제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기술력이 충분함에도 높은 가격 때문에 농민들이 쉽게 스마트팜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목격했다.
공학도로서 가진 지식을 농업에 접목해 저렴한 비용으로도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를 귀농으로 이끌었다.
서울 출생으로 경남과 아무런 연고가 없었지만, 평소 남편과 여행차 남해를 오가며 사천을 눈여겨보고 이곳에 터를 잡기로 결심했다.
"남편도 바다를 좋아하고 귀농에 뜻이 있어 연고 없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어요. 평생 도시에서만 살던 중 시골에 정착하니 오히려 설레는 마음이 더 컸죠. 첫 작물로 바질을 선택한 이유도 직장생활을 하며 길러본 적 있어 익숙했기 때문이에요. 지역과 작물에 대한 애착이 항상 선택의 우선순위였죠."
약 200㎡ 규모의 하우스를 임대해 시작한 임씨의 농장은 불과 1년 9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직접 개발한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며 성공적 귀농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임씨가 개발하고 직접 설치한 '신규 최적 엽채류 재배 시스템'은 기존 방식 대비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매주 영농일지를 꼼꼼히 기록하고, 스마트팜 장비로 매일 온습도, 일조량 등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기록된 환경 데이터와 수확량을 비교 분석해 다음 재배에 적용, 더욱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 생산에 힘썼다.
이러한 과학적 영농 방식은 높은 품질의 농산물 생산으로 이어져 작년 12월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과 무농약 인증을 동시에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그가 뿌리째 판매하는 바질은 높은 신선도를 유지하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임씨가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 발아기가 99% 이상의 높은 발아율을 달성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 재배한 바질을 활용해 바질 페스토와 바질 크림치즈 등 가공품을 개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온라인 판매 채널 확보로 이어져 작년 농협몰에 입점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해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늘리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 또한 그의 성장에 중요한 동력이 됐다.
2022년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에서 700시간의 교육을 이수했으며, 청년 창업형 후계농 사업 선정 이후 관련 교육을 꾸준히 수료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는 '2025년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처럼 임씨가 가진 농업의 밝은 미래를 향한 강한 의지는 침체한 농촌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앞으로 저만의 재배 노하우를 더욱 발전시키고, 파종기 개발 등 스마트 기술을 고도화해 농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또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제가 가진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미래도 꿈꿉니다."
home1223@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