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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곳곳에 용도를 잃고 비어 있는 공공건물이 흉물처럼 방치돼 적극적으로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광주시와 5개 구청에 따르면 공공 건물 중 사용하지 않고 비어있는 건물은 모두 12곳으로 지자체별 대처 방향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에 따라 광산구 송학동 일대에는 1996년 준공된 유스호스텔 건물이 과거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이 유스호스텔은 광산구가 청소년 수련관이나 공무원 연수, 일반 숙박 시설 등으로 사용하다 접근성, 수익성 등 운영상 문제로 2013년 5월 문을 닫았다.
이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10년 넘게 폐허처럼 방치됐다.
최근에서야 민간 레저스포츠 단체가 임대 의사를 밝혀와 실무 협의를 앞두고 있다.
광산구 송정동 주택 밀집 지역 한복판에도 사용하지 않은 공공건물이 창고처럼 사용되고 있다.
광산구가 2019년 치매 전문 공립 요양원을 만들겠다며 어린이집 건물을 매입했는데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되자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이다.
이 역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물품 창고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남구의 경우 비어있는 공공건물 모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신축 이전한 봉선2동 행정복지센터와 주월동 금당경로당의 기존 건물은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경매 매물로 내놨다.
봉선2동 행정복지센터 건물의 경우 40억원이 넘어 현재까지 5차례나 유찰됐다.
광주 북구는 비어 있는 공공건물을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재개발 예정지에 포함된 북구 누문경로당과 신축 이전한 신안동 공립어린이집, 통합 이전된 중흥2동 행정복지센터 등이다.
북구는 각 건물의 노후화와 안전상의 문제로 더는 활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광주시 소유의 재산인 신양파크호텔과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사직도서관 별관, 각화정수장 사무실, 서동 노인회관 등도 빈 곳으로 남아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유치한다는 계획이 세워진 신양파크호텔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현재까지 뚜렷한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노후 공공건물을 활용한 타 지자체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는지적이 나온다.
대구 수성구는 노후 치안센터를 매입·리모델링해 어르신과 청년들이 함께 수익을 창출하는 세대 통합형 노인 일자리 카페를 조성했다.
어르신이 빵이나 굿즈(상품)를 만들면 청년들이 홍보·마케팅을 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성남시의 경우 오랫동안 방치된 옛 하수처리장을 시민 휴게·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고, 광명시는 노후 공공청사 건물을 증·개축해 생활체육시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오주섭 사무처장은 "용도를 잃고 방치된 공공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며 "지자체가 건물을 신축하기보다 이런 건물을 우선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건물이 아니더라도 구도심 빈 건물을 매입해 활용하는 방법도 예산을 절약하고 구도심 슬럼화 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in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