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고령화와 의료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65세 이상의 환자들도 암수술, 관절수술 등 다양한 수술을 받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령 환자에서 수술 후 주요 합병증인 심뇌혈관질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나이가 많을수록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한데, 여기에 수술 과정에서의 전신마취, 수술 중 출혈, 염증 반응 등에 노출되면 심뇌혈관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의료 현장에서는 수술 전 'RCRI(Revised Cardiac Risk Index)'라는 도구를 사용해 환자의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해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통해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에 기록된 혈액검사 결과, 기저질환, 복용 약물 및 수술 유형 등 종합적인 정보를 분석해 심장수술을 제외한 일반수술 후 30일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심뇌혈관계 합병증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의 환자 4만 6000여 명의 데이터가 사용됐으며, 서울아산병원 코호트를 통해 외부검증을 수행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예측 정확도(AUROC, 곡선하면적)가 최대 0.897 수준으로, 기존의 표준 평가도구인 RCRI(0.704)와 비교해 월등히 뛰어난 예측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별도의 정밀 검사 없이 현장에서 빠르고 간단하게 환자의 수술 후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으며, 표준화 과정을 거쳐 개발한 만큼 다양한 병원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정원 교수는 "고령 환자는 비슷한 연령이더라도 건강 상태의 편차가 커, 수술 후 심뇌혈관 합병증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환자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며 "병원의 시스템과 연계해 의료진들이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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