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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명예의 전당을 예약한 현역 투수로 4명이 꼽힌다.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클레이튼 커쇼 그리고 잭 그레인키다. 넷 중 나이는 1983년 2월 생인 벌랜더가 가장 많다. 같은 해 10월에 태어난 그레인키가 두 번째 연장자다.
커쇼는 LA 다저스 터줏대감답게 1년 2000만달러에 일찌감치 재계약했고, 슈어저는 메츠와 맺은 3년 1억3000만달러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그레인키는 지난해 '친정'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12년 만에 돌아와 26경기에서 137이닝을 던져 4승9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나름 활약했지만, 재계약을 확신할 수 없었다.
FA 시장에서 불러주는 팀은 없고, 캔자스시티 구단도 재계약에 미온적 태도였기 때문이다. 결국 스프링캠프 개막 3주를 앞두고 1년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MLB.com은 800만~1000만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연봉은 1300만달러였다.
2002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인 그레인키는 2004년 데뷔해 올해가 메이저리그 20번째 시즌이다.
통산 556경기(선발 514경기)에서 223승141패, 평균자책점 3.42, 3247이닝, 2882탈삼진, fWAR 76.4를 마크했다. 현역 투수 가운데 선발경기와 투구이닝이 1위, 다승은 벌랜더(223승)에 이어 2위, 탈삼진 3위에 올라 있다. fWAR은 투타를 통틀어 마이크 트라웃과 벌랜더에 이어 3위다.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그레인키는 6번의 올스타, 6번의 골드글러브, 2번의 실버슬러거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뿐만 아니라 타격과 수비에서도 최정상급 자리를 지켜왔다.
그레인키는 프로 초창기 우울증, 사회불안장애로 고생했다. 2005년에는 17패로 리그 최다패를 당한 뒤 훈련서 이탈해 야구를 그만두려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심리 상담 등 꾸준히 치료를 받고 의지를 불태운 끝에 최고 투수 자리에 올랐다.
올해 만 40세인 그레인키는 전성기를 한참 지났다.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은 89.1마일로 전체 투수들 중 하위 4%에 그쳤고, 100이닝 이상을 던진 140명 중 탈삼진 비율이 12.5%로 꼴찌였다. 사이영상을 받은 2009년 26살때 직구 평균 구속은 94.4마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그레인키는 지난해 26경기 중 17경기에서 2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ERA+는 111로 평균을 상회했다.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긴 했어도 비교적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 중이다. 특히 캔자스시티 구단은 그레인키가 마운드의 맏형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투수들은 그레인키를 빼면 모두 만 26세 이하다.
브래디 싱어(1996년 8월), 다니엘 린치(1996년 11월), 크리스 부비치(1997년 8월), 조나단 히슬리(1997년 1월), 카를로스 에르난데스(1997년 3월), 앙헬 세르파(1999년 9월) 등이다.
그레인키는 올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