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바둑최고수 놓고 AI 끼리 격돌하는 시대 열린다…중국, 세계 AI바둑대회 창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7-06-14 15:08


◇중국의 줴이.

◇일본의 딥젠고.

중국이 세계 인공지능바둑대회를 창설한다. 바둑 최고수를 놓고 인간이 아닌 AI들끼리 경쟁을 펼치는 시대가 본격 개막한다.

오는 8월 16, 17일 이틀간 중국 내몽골자치구 오르도스에서 '2017 중신증권배 1회 세계인공지능 바둑대회'가 열린다. 국제바둑연맹이 주최하고 중국 중신(中信)증권이 후원하며, 중국바둑협회와 내몽골자치구체육국, 오르도스시 인민정부가 주관한다.

이 대회에는 총 16개의 인공지능이 선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중국과 일본 각 4팀, 유럽 3팀, 미국 2팀, 한국과 대만 1팀, 그리고 와일드 카드 1팀이다. 아직 출전 선수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텐센트사가 개발한 줴이, 일본의 드왕고와 도쿄대, 일본기원 등이 공동개발한 딥젠고 등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 바둑 왕좌'를 노리는 AI들이 나설 전망이다. 한국대표로는 돌바람네트워크의 '돌바람'이 확정됐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50만 위안(약 8,300만원)이고 우승자에게 20만 위안, 준우승자에게 10만위안이 각각 주어진다. 우승자에게는 초대 '인공지능바둑챔피언'라는 타이틀이 주어지고, 인간 고수와의 이벤트 대국도 마련된다.

이번 대회는 규모와 내용에서 명실상부한 인공지능 세계 선수권 대회를 지향하고 있다. 일본에서 10년간 열려온 'UEC컵 세계 컴퓨터 바둑대회' 등 몇몇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국제대회가 있었지만 상금 규모나 성격에서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렀던 측면이 있다.

이번 대회의 우승후보로는 역시 중국의 줴이가 가장 유력하다. 알파고 이후 최강으로 꼽혀온 줴이는 지난 3월 일본 UEC컵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딥젠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딥젠고도 만만치 않다. 딥젠고는 3월말 일본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한국의 박정환 9단에게 끝내기 실수로 패하긴 했지만 중반까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바 있다. 딥젠고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인간 대회인 몽백합배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데 강력한 우승후보다.

한국대표 돌바람의 개발자인 임재범 돌바람 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3월 UEC컵때와 비교해 돌바람의 기량이 상당히 향상됐다. 최근 프로기사를 상대로 온라인대국에서 승리한 적도 있다"며 "4강 이상 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세계 인공지능바둑대회의 창설은 인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김진환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는 "이번 대회는 인공지능 바둑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신호탄"이라며 "중국에서는 벌써 이제 인간들의 바둑대회에 스폰서들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인간들의 바둑'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 지 정말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