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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했던 500번의 주행은 못 채웠다. 하지만 근접했다. 452회. 봅슬레이 남자 2인승 원윤종(33)-서영우(27) 조가 지난 2016년 10월부터 평창 트랙이 얼려졌을 때마다 탄 총 주행횟수다. 지난달 초 국제대회를 포기하고 국내훈련으로 전환한 뒤에는 매일 8~10차례씩 주행했다. 이 용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 감독은 31일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 "외국인 코치들과 결산을 했다. 봅슬레이는 452회, 스켈레톤은 380회 정도 탔다"고 설명했다.
평창 트랙은 16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해부는 '오답노트' 활용이었다. 가장 기록이 나오지 않는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이 감독은 "한 개의 코스를 완성하기 위해선 4~5일이 걸렸다. 한 번 타고 내려오면 그 주행라인의 높이부터 코스 출입 위치와 높이까지 상세하게 분석했다. 최소 8~10번은 타야 한 코스를 분석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눈으로 확인한 기록으로 이 총감독은 올림픽 경기를 2주 정도 앞두고 명확한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봅슬레이 2인승 금메달이었다. 이 감독은 "지금 시점에서 조심히 얘기해야 할 이유가 없다. 최종목표는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다. 2인승은 금메달의 목표를 잡고 있고 4인승은 메달색이 관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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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은 겸손함 속에 날카로운 칼을 숨기고 있었다. "올림픽 시즌을 치르면서 경계해야 할 선수가 한 선수(마르틴스 두쿠르스)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사실 미주 트랙에선 두쿠르스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감이 있었다. 사실 유럽을 넘어가서도 경기를 해보고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의심했었다. 이번 올림픽도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그러면서도 "월드컵 7차 훈련을 마치고 평창 트랙에서 훈련했을 때 다른 점을 알아가는데 며칠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현재 나는 완전 준비가 끝났다"며 당당함을 뽐냈다.
경쟁자는 단 하나, 바로 자신이다. 이 감독은 "더 이상 두쿠르스 얘기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윤성빈은 자신과의 싸움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금빛 분위기를 전했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