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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 단 1초를 남기고 쓰러졌다.
지난해 2월 군복무를 마치고 치른 데니스 버뮤데즈와의 복귀전서 1라운드 KO승을 거뒀지만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이후 치료와 재활에 몰두했다. 1년 9개월만의 복귀전이 챔피언 매치로 가는 길목이었다. 당초 상대는 랭킹 3위인 에드가 프랭키(37·미국)였다. 정찬성은 프랭키를 꺾은 뒤 챔피언인 맥스 할로웨이에게 도전장을 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회 2주전 프랭키가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자 대체 선수인 로드리게스와 붙게 됐다.
1라운드 로드리게스가 로킥 공격을 간간히 하면서 타이밍을 잡는 모습을 보였고, 정찬성은 돌진하며 펀치를 내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1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정찬성의 왼손 펀치가 로드리게스의 얼굴에 맞으면서 로드리게스가 잠시 휘청거리기도 했다.
4라운드들어 로드리게스의 킥 공격이 잦아들었고, 둘이 스탠딩에서 펀치 싸움을 했다. 라운드 중반에 정찬성의 라이트가 로드리게스의 얼굴에 맞으면서 로드리게스가 휘청이기도 했다.
정찬성은 예전과 달리 기회가 와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KO를 노리기 보다는 5라운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마지막 5라운드에서도 정찬성은 무리하지 않았다. 계속 공격을 했지만 무리한 공격이 없었다.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대의 힘있는 킥을 피하고 기습적인 펀치로 점수를 따냈다. 5라운드에서도 정찬성의 체력은 문제가 없었다. 5라운드 내내 꾸준한 모습. 불리함을 느낀 로드리게스가 변칙적으로 태클을 걸면서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잘 피해냈다. 2분을 남기고 왼손 펀치가 정확히 들어갔지만 정찬성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마지막 10초를 남기고 둘이 펀치 대결을 펼쳤고 공격하던 정찬성에게 몸을 숙였던 로드리게스의 오른쪽 팔꿈치가 정찬성의 얼굴을 가격하며 정찬성이 쓰러졌다. 이후 곧바로 부저가 울렸지만 심판은 KO를 선언했다.
마지막 멋진 끝내기를 하려다가 일격만을 노리던 상대에 당하고 말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