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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랭킹 레이스'에 돌입한 한국배드민턴 전망과 과제는?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5-09 06:00




배드민턴 여자단식 에이스 성지현.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출전권 최대한 확보가 급선무다."

한국 배드민턴계 관계자들은 다가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떠올리면 표정이 밝지 않다. 종전 올림픽 때와 달리 출전권 확보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 배드민턴계는 5월부터 '올림픽 랭킹 레이스'에 들어갔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내년 4월말까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각종 대회에서 거둔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포인트가 산정되는 대회 수는 상위 포인트를 획득한 최대 10개에 한한다.

내년 5월 초 발표되는 올림픽 세계랭킹 순위에 따라 출전권이 주어진다. 단식의 경우 세계 16위까지 2명 이상 선수를 보유하면 최대 2장(명), 복식은 세계 8위까지 각 2장(조)이다. 배드민턴은 총 5개 종목(남녀단식+남녀복식+혼합복식)이니 국가별 최대 출전권은 10장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만 해도 한국은 상위 랭커를 다수 보유한 까닭에 혼합복식 1개조를 제외하고 총 9장의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금은 다르다. 종목별 2장을 꽉 채우는 것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림픽 랭킹 레이스는 지난 5일 끝난 뉴질랜드오픈부터 시작됐다. 한국은 뉴질랜드오픈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여자단식 최연소 국가대표 안세영(17·광주체고 2년)과 여자복식 기대주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이 각각 금메달을 땄다. 둘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놓고 보면 세계 21위 김소영-공희용이 높다. '일본킬러'여서 올림픽 본선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일본에 대해서도 경쟁력이 있다. 안세영은 아직 어린 데다 세계랭킹(50위)도 걸림돌이다.




배드민턴 여자복식의 베테랑 장예나-정경은.


특히 뉴질랜드오픈은 BWF 시리즈 등급에서 하위 축에 속하는 '슈퍼300'이어서 한국은 물론 각국 에이스들이 출전하지 않았다. 앞으로 열리는 상위 클래스 대회에 상위 랭커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그만큼 한국에겐 험난한 여정이다.

현재 객관적으로 봤을 때 종목별 전망도 '흐림'이다. 남자단식의 경우 에이스 손완호(세계 6위)가 유일한 16위 이내 선수인데, 지난달 아킬레스건 접합 수술을 받았다. 아무리 회복이 빨라도 10월까지는 쉬어야 한다. 그동안 경쟁자들이 포인트를 쌓으며 치고 올라오면 손완호는 후순위로 밀린다. 손완호 다음으로 이동근(세계 26위) 허광희(세계 52위)가 있지만 국제 남자단식 판도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다.

여자단식은 간판 주자 성지현(세계 10위) 정도만 안정권이고 김가은(세계 35위) 김효민(세계 44위)은 미지수다. 안세영이 뉴질랜드오픈 우승 덕분에 세계 50위로 올라섰지만 언니들을 추월하기도 쉽지 않다.

복식은 더 우울하다. 여자복식을 제외한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은 각각 티켓 1장이 현실적인 목표다. 여자복식서는 이소희-신승찬(세계 6위)이 8위 이내 성적으로 안정적인 가운데 정경은-장예나(세계 11위), 김소영-공희용(세계 21위), 김혜림-백하나(세계 27위)가 치열하게 경합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반면 이용대 유연성 고성현 신백철 김기정 등이 은퇴한 이후 급격하게 '쪼그라든' 남자복식에서는 강민혁-김원호가 세계 33위로 국내 최상위이고 최솔규-서승재(세계 40위)가 뒤를 잇고 있다. 오히려 은퇴 이후 개인자격으로 출전하고 있는 이용대-김기정(세계 32위)이 현 국가대표보다 랭킹이 높고 고성현-신백철(세계 37위)도 국가대표 후배들을 위협하고 있다.

혼합복식에서는 세계 7위인 서승재-채유정 말고는 기대를 걸 만한 조합이 없다. 한국 배드민턴이 가장 최근 금메달을 딴 종목은 남자복식(2002년·김동문-하태권)과 혼합복식(2008년·이용대-이효정)이었다.

강세였던 종목에서 가장 고전하게 된 한국 배드민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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