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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탁구얼짱 '서효원(34·한국마사회·세계 22위) 이 만리장성의 높은 벽에 막혀 여자단식 8강에서 멈춰섰다.
2게임 서효원의 전매특허 서브에 대해 주심이 폴트를 부여했다. 1점을 그냥 내줬다. 1-4까지 밀렸다. 서효원이 쑨잉샤의 날선 공격에 고전했다. 포어커트가 길어지며 테이블을 벗어났다. 4-11로 2게임을 내?다. 서효원의 구질을 파악하고 나온 쑨잉샤가 강력한 공세로 맞섰다.
3게임 서효원이 첫 포인트를 먼저 따냈다. 이어진 쑨잉샤의 변칙서브, 서효원 역시 고공서브로 맞섰다. 주심이 서효원의 서브에 경고를 주고 쑨잉샤의 기세가 오른 와중에 엣지의 행운까지 따랐다. 쑨잉샤의 빠르고 강한 공격에 3게임도 4-11로 내줬다.
그러나 파워와 스피드, 기술을 모두 갖춘 난공불락 쑨잉샤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7-11로 패하며 게임스코어 0대4로 패했다.
2013년 프랑스 파리 대회,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두 차례 여자단식 16강에 오르며 최고성적을 기록한 서효원은 이번 대회 눈부신 투혼으로 생애 최고 성적 8강행을 이뤘다. 한국여자탁구가 단식 8강에 오른 것은 2009년 요코하마 대회 당예서 이후 무려 12년만이다.
파리에서 중국 톱랭커 류스원, 부다페스트에서 딩닝에게 패했던 서효원이 4강 '동메달'을 눈앞에 두고 또다시 2000년생 중국 신성 쑨잉샤에게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34세 맏언니' 서효원의 탁구는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도쿄올림픽 도쿄올림픽의 해 대표선발전 탈락의 시련을 딛고 전성기 기량을 보란듯이 꽃피웠다. 지난 10년간 수없이 마주쳐온 싱가포르 톱랭커 펑티안웨이(세계 11위)를 풀세트 접전끝에 돌려세웠고, 도쿄올림픽 32강에서 신유빈을 울렸던 홍콩 톱랭커 두호이켐(세계 13위)도 가볍게 물리쳤다.
8강에서 중국 최강 쑨잉샤에게 패하긴 했지만 매순간 매경기 모든 것을 쏟아내는 '핑크깎신' 서효원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서효원의 스승인 '레전드'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은 "(서)효원이의 8강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선수 경력 후반기에 성적을 낸다는 것은 그 선수의 성향을 말해준다. 꾸준하게 선수생활을 열심히 했다는 뜻이다. 어릴 때 반짝 성적이 나는 선수들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기복이 있거나 내공이 없다면 절대로 이를 수 없는 경지다. 성실하게 굳건하게 시련에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맺을 수 있었던 결실이다. 갖은 시련과 부상에도 '속없이' 노력해온 과정을 기억해야 한다. 탁구밖에 모르는 '탁구바보'"라며 그간의 노력을 칭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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