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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들이 쫄지 않는 것은 우리의 큰 무기가 될 것 같아요."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쇼트트랙 대표팀은 매 올림픽 마다 '반드시 메달을 따야 한다'는 숨막히는 부담 속에 지내왔다. 선수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인터뷰도 경직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르다. 더 자유로워지고, 더 여유로워졌다. 훈련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인터뷰 때도 자신감이 넘쳤다. 중심에는 '기죽지 않는' 막내들의 '깡'이 있었다.
'할 말 하는 막내' 김예진과 이유빈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은 세계 최강 여자 대표팀을 업그레이드시킨 원동력이다. 김선태 총감독은 "언니들이 쫄 정도"라고 웃었다. '세계 최강' 최민정 심석희 틈바구니 속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후배들은 팀의 큰 힘이 된다. 김아랑은 "팀이 잘 돌아가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야 한다. 예전과 다르게 더 소통이 잘된다. 막내들이 쫄지 않는 것은 팀의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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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노(No)골드의 충격에 빠졌던 남자 대표팀을 변화시킨 힘도 자신감 넘치는 막내들이다. 곽윤기를 제외하고 올림픽 경험이 없는 신예들로 꾸려진 대표팀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세는 남다르다. "준비는 끝났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 임효준-서이라는 긴장감 대신 여유를 보였다. 임효준은 "강릉에 오니까 올림픽이 실감이 난다. 유스올림픽을 뛰어봤는데 그때 분위기와 비슷해서 크게 긴장은 안된다. 잘 준비해서 첫 경기에 좋은 성적을 내 계주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이라도 "생각보다 긴장은 안된다. 두번 오지 않을 축제인 만큼, 그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곽윤기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남자 대표팀은 웃으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4년 전 선배들의 수모는 가슴 깊이 '독'으로 간직하고 있다. 임효준은 "분위기가 좋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다 좋아져서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실수 없으면 좋을 것"이라고, 서이라도 "소치 때 부진해서 각오가 남다르다. 일 한번 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막내온탑' 쇼트트랙 대표팀의 질주가 시작됐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