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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애인탁구 단일팀이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메달을 확보했다.
장애정도에 따른 체급별로 열리는 장애인탁구 단체전은 6개팀 이상인 경우 리그전 후 토너먼트를 치른다. 5개팀 이하인 경우 리그전으로 진행해 4경기 승점으로 금, 은, 동메달을 정한다. 이날 TT6-7체급의 경우 코리아, 일본, 이라크, 중국, 홍콩 등 5개팀이 나섰다. 코리아는 리그전 첫날인 11일 이라크와 일본을 상대로 2전승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메달색이 결정되는 경기 둘째날인 12일 오전 홍콩을 상대로 게임스코어 2대0으로 완승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최종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상대로 한치 물러서지 않는 파이팅으로 밀어부쳤다. 한국은 3연승, 중국은 2연승을 달리는 상황, 금메달을 향한 외나무 혈투가 시작됐다. 복식-단식-단식 순, 3전2선승제로 진행되는 단체전, 제1복식, '남북 복식조' 박홍규-김영록이 중국 얀숴-천차오조를 상대로 강하게 맞섰다. 풀세트 접전끝에 2대3(11-8, 11-6, 5-11, 9-11, 9-11)으로 졌다.
제2단식 '북측 신예' 김영록의 파이팅은 눈부셨다. 국제대회 첫 출전, 세계랭킹도 없는 무명의 선수가 세계랭킹 1위, 중국 얀숴의 아성에 거침없이 도전했다. 1세트를 5-11로 내준 2세트, 포기하지 않는 '닥공(닥치고 공격)'은 인상적이었다. 얀숴의 노련한 왼손에 번번이 막혔지만 김영록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듀스 접전끝에 2세트를 12-10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김영록은 3-5의 스코어를 또다시 6-5로 뒤집었다. 10-9, 한점 앞선 매치포인트에서 라켓을 동여맨 오른팔에 통증이 심하게 왔다. 벤치에서 타임아웃을 불렀다. 마음을 가다듬은 후 송곳 드라이브가 작렬하며 11-9, 3세트를 가져왔다.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김영록은 2-5의 스코어를 또다시 5-5까지 따라붙고 8-7로 역전했지만 듀스 접전끝에 10-12로 패했다. 마지막 5세트를 접전 끝에 8-11로 내주며 세트스코어 2대3 패배로, 혈투를 마감했다. 코리아가 중국에 게임스코어 0대2로 패했다.
김영록은 발을 구르며 아쉬움을 표했다. 중국을 넘어 4전승, 금메달을 목표 삼았던 코리아, 단일팀은 첫 메달의 기쁨보다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불꽃같은 파이팅으로 매 포인트 포효하던 김영록은 인터뷰에 응하지 못할 만큼 목이 쉬어 있었다. 모든 것을 쏟아낸 박홍규 김영록, '남북 듀오'가 서로를 따뜻하게 포옹하며 첫 남북단일팀의 아시안게임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한-중-일이 모두 3승씩을 확보한 가운데, 메달색은 13일 낮 12시(한국시각) 열리는 중국-일본전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