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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다. 환호하던 여자 컬링 '팀 킴'이 진흙탕 싸움에 빠져들었다.
'팀 킴' 선수들은 자신들을 지도해온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장반석 감독에게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 경북도청, 경북체육회, 의성군청에 '감독단이 우리를 사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이용하기 시작했고, 관계가 악화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냈다.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고, 상금을 제대로 배분받지 못한 채 폭언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반석 감독은 9일 '상금을 정산 받지 못했고, 감독 자녀 어린이집 행사에 강제 동원됐다. 팀 이간질 시도가 있었다'는 등 팀 킴의 주장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상금은 참가비, 팀 장비 구입비, 외국인코치 코치비, 항공비, 선수숙소물품구매 등 팀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지난 7월 3일 선수들에게 사용 내용을 확인해주고 서명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컬링은 비교적 최근 도입된 스포츠다. 평창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다소 낯선 종목으로 인식됐다. 국가대표 선발도 다소 독특하다. 소속팀이 곧 국가대표가 된다. 축구, 농구 등 대부분의 팀 스포츠가 개별 소속팀에서 선수를 선발해 대표팀을 꾸리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 한때 연맹 회장 직무대행까지 올랐던 김 부회장의 영향력이 막강한 이유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김 전 부회장의 딸인 김민정 감독이 여자대표팀, 사위인 장반석 감독이 믹스컬링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중앙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컨트롤 타워는 없다. 컬링연맹은 지난해 회장 부정 선거가 드러난 영향으로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돼 자체 행정 능력을 상실했다. 컨트롤은 커녕, '팀 킴' 사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합동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 선수들이 제출한 호소문을 접수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합동으로 컬링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동 감사에서는 호소문에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선수 인권 보호, 회계 부정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북도도 특별감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엇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평창에서 환호했던 컬링, 불과 9개월 만에 진흙탕 싸움의 늪에 빠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