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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57위 선수가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이다. 세계선수권 최대 이슈다. 만나는 이들마다 '서프라이즈'라고 한다."
안재현은 28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개인전) 남자단식 4강에서 세계 16위 마타아스 팔크(스웨덴)에 3대4(11-8, 7-11, 11-3, 4-11, 9-11, 11-2, 5-11)로 패하며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2003년 파리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깎신' 주세혁(한국마사회) 이후 16년만의 결승 진출은 불발됐지만 이번 대회 '막내' 안재현의 파이팅은 눈부셨다. 128강에서 '홍콩 톱랭커' 웡춘팅, 16강에서 '일본 16세 천재' 하리모토 도모카즈, 8강에서 '대세 선배' 장우진을 줄줄이 꺾고 4강에 오른 후 준결승에서도 패기만만한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상수, 시몽 고지(프랑스) 등을 꺾고 4강에 오른 팔크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안재현은 1세트를 11-8로 가볍게 따냈다. 2세트를 7-11로 내줬고, 3세트를 11-3으로 압도했다. 4세트를 4-11로 내준 후 세트스코어 2-2에서 맞은 5세트가 승부처였다. 안재현은 7-2까지 앞서나가다 9-9 타이, 9-10 역전을 허용했다. 9-11로 5세트를 내줬다. 6세트 안재현은 심기일전했다. 11-2, 9점차로 상대를 돌려세웠다. 마지막 7세트, 안재현은 먼저 2포인트를 잡아내며 4-2로 앞서나가다 내리 8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결국 5-11로 마지막 세트를 내주며 세트스코어 3대4로 석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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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탁구국가대표팀은 지난 8일 세상을 떠난 고(故)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대회 기간 내내 검은 리본을 달고 뛰었다. 안재현은 "이곳에 오기 전에 고 조양호 회장님 조문을 다녀왔는데 기회를 잡아서 마룽을 꺾고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는데 죄송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8강에서 (장)우진형을 이기고 올라갔다. 형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컨드 라켓도 빌려주시고, 새 러버도 주셨는데 져서 더 죄송하다"고도 했다. "좀 더 발전해서 더 좋은 성적으로 다시 오겠다. 계속 꾸준히 국가대표로 뽑혀 형들과 같이 다니면서 배우고 싶다. 열심히 해서 형들을 이기고도 싶다. 다음 대회에는 꼭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부다페스트탁구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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