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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사과할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을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이 용 의원측은 이날 오전 최 선수의 동료 2명과 기자회견을 한 후 상임위에 함께 나섰다. 피해를 주장하는 옛 제자, 옛 동료인 선수들 앞에서 경주시청 감독을 비롯해 2명의 선수에게 질의했다. 폭행, 폭언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모 경주시청 감독은 "그런 적 없다.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면서 선수에 대한 관리 감독이 소홀했던 점에 대한 책임만을 인정했다. 8명의 선수가 핵심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는 여자선수 A씨 역시 "폭행한 적이 없다"고 답했고, 남자선수 B씨도 해당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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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신화'의 주인공, 핸드볼 스타 출신 임오경 의원은 "고 최 선수가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진정서를 냈는데, 14일 이내에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철인3종 팀 해체를 대책으로 내놨는데, 해체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체육회의 역할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어 4월 8일 선수의 신고를 접수한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를 강하게 압박했다. "클린스포츠센터와 선수의 마지막 통화 내용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엄마의 마음으로 이 문제를 보고 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질의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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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선수들,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는 물론 8월 중 스포츠윤리센터를 출범하고, 기존 시스템의 작동 문제를 확인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역시 "참담한 심정이다. 죄송하다. 철저히 조사하고 지도자들을 잘 교육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가슴은 아프지만, 사죄할 뜻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꽃다운 나이의 선수가 어느날 갑자기 죽음에 이르렀는데 책임 지는 사람은 하나 없는 상황, 한 의원의 말이 폐부를 찔렀다.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는 한 명도 없다. 맞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이 없다."
여의도(국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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