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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세계랭킹 1위)는 경기 중 눈물을 훔쳤다. 팬들의 격려, 감정이 북받친 듯 했다. 하지만 기록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졌다.
하지만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내리 2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는 분을 참지 못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라켓을 바닥에 내리치기까지 했다. 경고를 받았다. 3세트, 2-5까지 몰렸다. 한 게임만 내주면 경기 끝. 따라 붙었다. 4-5, 팬들의 환호가 터졌다. 모두들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응원했다.
벤치에 앉은 조코비치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다시 경기장에 선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AP통신 등은 '조코비치가 코트 체인지 때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호주오픈부터 이어진 메이저대회 27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아쉬움을 남긴 조코비치는 경기 뒤 "지금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딸 자격이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건 바로 당신(메드베데프)이다"라며 축하를 보냈다. 이어 "오늘 이기지 못했지만 나의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 중에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여러분이 나를 특별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줬다"고 했다. 눈물을 글썽인 이유였다.
메드베데프는 메이저대회 결승 3번째 도전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2019년 US오픈에서 라파엘 나달(35·스페인·5위), 2021년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조코비치에게 패했었다. 메드베데프는 "우리는 조코비치가 오늘 무엇에 도전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팬들과 조코비치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소감을 대신했다. 메드베데프는 우승상금 250만달러(약 29억2500만원)을 받았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놓친 조코비치는 내년 초 또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나달, 페더러와 공동을 갖고 있는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20회 기록. 21번째 우승컵을 노린다. 호주오픈이 도전의 무대다. 올해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지기는 했다. 그래도 현재로서는 조코비치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그는 호주오픈에서 대회 최다인 9번의 우승컵을 안았었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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