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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US오픈 결승 패배, '캘린더 그랜슬램' 꿈 좌절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21-09-13 15:58 | 최종수정 2021-09-13 17:40


사진=USA TODAY Sports-X02835 연합뉴스

사진=USA TODAY Sports-X02835 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세계랭킹 1위)는 경기 중 눈물을 훔쳤다. 팬들의 격려, 감정이 북받친 듯 했다. 하지만 기록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졌다.

조코비치가 13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2위)에게 패했다. 0대3(4-6, 4-6, 4-6)으로 무너졌다.

경기 전 "내 생애 가장 중요한 게임이다. 마지막 경기처럼 임할 것"이라고 했다. 비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캘린더 그랜드슬램'의 위업이 걸린 경기였다.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 석권, 1963년 로드 레이버 이후 52년만의 도전이었다. 레이버도 기록의 순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내리 2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는 분을 참지 못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라켓을 바닥에 내리치기까지 했다. 경고를 받았다. 3세트, 2-5까지 몰렸다. 한 게임만 내주면 경기 끝. 따라 붙었다. 4-5, 팬들의 환호가 터졌다. 모두들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응원했다.

벤치에 앉은 조코비치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다시 경기장에 선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AP통신 등은 '조코비치가 코트 체인지 때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호주오픈부터 이어진 메이저대회 27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올해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윔블던, 프랑스오픈 우승을 거머쥐었다. 도쿄올림픽에 나서며 남자 테니스 사상 첫 '골든 슬램'을 노렸다. 올림픽과 이어지는 US오픈 정상에 서면 됐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4강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4위)에게 졌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12위)에게 패했다. 이어진 US오픈도 그의 자리가 아니었다.

아쉬움을 남긴 조코비치는 경기 뒤 "지금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딸 자격이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건 바로 당신(메드베데프)이다"라며 축하를 보냈다. 이어 "오늘 이기지 못했지만 나의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 중에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여러분이 나를 특별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줬다"고 했다. 눈물을 글썽인 이유였다.

메드베데프는 메이저대회 결승 3번째 도전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2019년 US오픈에서 라파엘 나달(35·스페인·5위), 2021년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조코비치에게 패했었다. 메드베데프는 "우리는 조코비치가 오늘 무엇에 도전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팬들과 조코비치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소감을 대신했다. 메드베데프는 우승상금 250만달러(약 29억2500만원)을 받았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놓친 조코비치는 내년 초 또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나달, 페더러와 공동을 갖고 있는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20회 기록. 21번째 우승컵을 노린다. 호주오픈이 도전의 무대다. 올해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지기는 했다. 그래도 현재로서는 조코비치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그는 호주오픈에서 대회 최다인 9번의 우승컵을 안았었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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