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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여자 태권도의 간판' 이다빈(27·서울시청)이 아쉽게 새로운 역사 문턱에서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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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은 8강에서 대만의 반윈츠를 라운드 점수 2대0(9-5 6-5)으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카자스흐탄의 칸셀 데니스에 2대1(13-2, 15-15, 15-3) 승리를 거뒀다. 공격 횟수에서 밀리며, 2라운드를 내줬지만, 1, 3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했다. 결승에서 1라운드를 따냈지만, 2, 3라운드에서 아쉽게 상대에게 밀리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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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은 이 대회 준결승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비앙카 워크던(영국)을 상대로 0.1초를 남겨 놓고 역전에 성공하며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결승에서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아쉽게 7대10으로 패했다. 이다빈은 은메달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금메달을 획득한 만디치에서 활짝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엄지척'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다빈의 은메달은 도쿄에서 한국 태권도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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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내리막을 탔다. 태권도는 25세 전후로 전성기를 누린다. 어느덧 노장 반열에 오른 이다빈도 부상과 부진을 반복했다. 지난달 열린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와 로마 그랑프리에서 연이어 16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도 겪었다. 이다빈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다시 한번 도복을 메만졌다. 과거 별명이었던 '피이터' 같이 숨쉴틈 없이 몰아붙이는 태권도는 아니지만, 풍부한 경험과 경기 운영을 앞세워 3연패에 도전했다.
하지만 아쉽게 좌절됐다. 이다빈은 "너무 아쉽다. 강한 상대를 만나 좋은 경기를 한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그래서 스스로에게 많이 답답하고 또 불편한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다빈은 눈물을 힘들게 참으면서 "상대도 잘 싸웠다. (내가) 더 잘했으면 되는 건데, 그걸 하지 못해서 내가 졌다고 생각한다.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다빈은 "부상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들만 최선을 다해 준비해왔다. 상대 분석은 정말 잘 됐다고 본다"며 "1라운드에서 원래 내 폼이 아닌 반대로 자세를 취해서 상대를 압박했다. 주먹 공격, 근접전을 시도해 점수를 내고 주도권을 가져오는 전략이 먹혔다"고 돌아봤다.
이다빈은 이제 파리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노린다. '그랜드슬램'이라는 또 한번의 역사에 도전한다. 그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