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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하오에 이어 이기흥까지 누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43)의 주무기는 패기와 열정이다. 주변에서 "어렵다"고 수도 없이 말했지만 도전 정신을 앞세워 보란듯이 해냈다. 21년 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서 중국의 왕하오를 '공격탁구'로 몰아쳐 제압했다. 이번엔 '체육 대통령'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해 3선을 노린 이기흥 현 회장의 아성을 38표 차이로 무너트리면서 새 회장에 당선, 파란을 일으켰다.
유승민 당선인은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다. 탁구 선배이자 이번 선거를 도운 김택수 총감독(미래에셋증권)의 말처럼 유승민 그 자체가 강한 브랜드다. 유 당선인은 젊은 나이에도 화려한 커리어를 갖추고 있다. '탁구신동'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IOC선수위원, 대한탁구협회장, 평창동계올림픽선수촌장 등을 지냈다. 선수로 올림픽 정상에 섰고, 마음먹고 나간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9년전 IOC 선수위원 선거와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발로 뛰는' 전략으로 승리했다. 그를 도와 선거에서 승리한 쪽에서 "유승민 당선인이 공정하고 정직하게 일하면 이기흥 체제와는 다른 체육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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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고 있고 한국 체육도 달라져야 한다. 40대 새 수장 유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엘리트 체육인으로 생활체육을 포용해야 한다. 통합체육 구조에서 어쩔 수 없다. 단 스포츠가 너무 정치화되는 건 선을 그어야 한다. 엘리트 분야는 국제경쟁력을 높여 더욱 국위를 선양해야 한다. 아마추어인 생활체육과 학교체육은 국민들의 신체·정신 건강을 증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문체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국회, 언론 등과 함께 가야 한다. 이제 노는 물이 달라진 '난놈' 유승민 당선인의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